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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형 엔터사는 한국 지사 활동…K팝 음원 유통 계약도 잇달아
올해 對中 음반 수출 4배 '폭증'…"中 자본 본격 진출 대비해야"


차이나머니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최주성 기자 = '정보기술(IT) 공룡' 기업 텐센트를 필두로 한 중국 거대 자본의 K팝 진출과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중국이 여전히 K팝의 중요 시장 가운데 하나인 만큼, 현지 주요 기업과의 '맞손'으로 현지 진출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한편으론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뒤따른 '한한령'(한류제한령) 조치 때처럼 중국 투자가 한 순간에 썰물처럼 빠져나가 우리 시장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7일 중국 텐센트 산하 텐센트뮤직이 하이브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38% 전량을 2천433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는 소식은 가요계에 놀라움을 안겼다.

텐센트는 이미 자회사를 통해 YG엔터테인먼트(4.30%), 카카오엔터테인먼트(4.61%) 등 K팝 관련 대형 기획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 'K드라마 OST 콘서트'
[촬영 윤고은]
18일 홍콩서 열린 한류 드라마 OST 콘서트


하지만 올해로 설립 30주년인 'K팝 명가' SM 주식을 10%에 가까운 지분율로 실질적인 2대 주주 자리를 단숨에 예약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달랐다. SM 최대 주주인 카카오·카카오엔터의 지분은 합산 41.50%다.

물론 2천억원이 넘는 규모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소화할 만한 거래 상대를 국내 가요계에선 찾기 어려웠으리라는 해석도 있다.

한 국내 유명 기획사 임원은 "중국은 문화 콘텐츠로서 K팝이 매우 잘 만들어졌고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플랫폼이 아닌 플랫폼에 태울 지식재산권(IP)이 중심이 되는 시대라는 것을 잘 파악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AI와 결합하기 쉬운 IP, 혹은 IP를 만들어내는 엔터테인먼트가 답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중국도 글로벌 문화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 할 텐데, 이를 위한 교두보로 K팝 시장은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K팝이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유럽 등 전 세계에서 막강한 팬덤을 기반으로 인기를 끌자 중국 자본의 가요계 투자나 한중 합작 사례도 늘어났다.

중국 대표 엔터사 위에화(베이징위에화왠위문화전파유한회사)는 일찍이 2014년 한국 법인인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를 설립했다. 위에화는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지분 8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는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최예나와 그룹 제로베이스원의 장하오, 리키, 김규빈, 한유진 등 인기 가수들이 포진해 있다.

QQ뮤직이나 쿠거우뮤직 등 중국 대표 음원 플랫폼을 운영하는 텐센트뮤직은 지난 2023년 고위급 인사를 한국에 파견해 국내 주요 기획사와 접촉했고, 이후 하이브와 큐브엔터테인먼트 등과 정식 음원 유통 계약을 맺었다.

국내 기획사들은 중국과 손을 잡으면 이들의 대규모 유통망을 활용해 현지 시장 진출이 용이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한령' 이후 중국 공연 시장이 막힌 상태에서 현지 음반·음원 매출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여전히 일본, 미국과 함께 K팝 음반 시장의 3대 '큰 손'이다.

올해 1∼4월 대(對) 중국 음반 수출액은 1천761만4천달러(약 242억원)로 지난해 동기 431만달러(약 59억원) 대비 308.7% 폭증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국내 기획사가 중국 측과 지분 관계를 맺고 '혈연'이 되면 현지에서의 협업이 훨씬 원활해진다. 우리의 확장성 있는 IP로 같이 사업할 여지가 넓어지는 것"이라며 "K팝은 국내 시장 여건과 관계 없이 글로벌로 나가야 하는 시대다. 콘텐츠와 MD(굿즈상품) 사업 등 함께 할 사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SM은 앞서 지난 2월 회사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텐센트뮤직과 함께 중국 베이징·선전 등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팬 소통 서비스 '버블'을 운영하는 SM의 자회사 디어유도 텐센트뮤직과 손잡고 중국에 진출해 SM의 IP 입점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중국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로고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 역시 "한한령 이전에 중국이 K팝 업계에 막대한 규모로 투자하는 것을 기억하는 음반 제작자가 많다. 중국 자본과의 협력은 음원 유통은 물론, 멀리 보면 콘텐츠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음반·음원의 직접 수출과 투자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분명히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자본이 국내 업계에서 '세'(勢)를 불리고 이득만 취한 뒤 빠져나가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활발했던 양국 문화 투자가 '한한령' 이후 썰물처럼 사라졌던 기억이 가요계에 여전히 남아 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교수는 "K팝 시장에 중국 자본이 들어올 경우 리스크는 있다. 엔터업계는 아니지만 관광·부동산 업계에서 중국 자본이 일부 지역의 땅값을 올려놓고 빠져나가는 사례도 있었다"며 "텐센트의 SM 주식 취득이 중국 자본의 K팝 시장 진출의 본격적인 출발이라 볼 수 있어 이에 대응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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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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