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 심사 시 공정위 유형 분류해 검토
결합이 여러 유형에 해당되면 심사 항목 늘어
소노인터-티웨이는 3개 결합 유형 중 2개에 걸쳐 있어
이 기사는 2025년 5월 28일 오전 9시 48분 조선비즈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최대 호텔·리조트 기업인 소노인터내셔널의 티웨이항공 인수가 시장의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티웨이항공이 서로 다른 업종 사이에서 이뤄지는 혼합결합에, 소노인터내셔널이 저가항공사(LCC) 지분을 가진 탓에 동종 업종 간 수평결합이 합쳐진 건이다 보니 심사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다.
28일 경쟁당국에 따르면 공정위는 소노인터내셔널-티웨이항공의 결합을 혼합결합이자 수평결합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인수회사와 피인수회사의 업종과 인수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따져 기업결합의 종류를 3가지로 나누고, 유형마다 항목을 달리해 심사한다. 3가지 유형은 ▲수평결합(동일 시장 내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 간의 결합) ▲수직결합(상품의 생산과 유통과정에 있어 인접하는 단계에 있는 회사 간의 결합) ▲혼합결합(생산품목 간에 연관관계가 없는 회사 간의 결합)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의 본업은 호텔·리조트 사업이다. 티웨이항공의 항공 여객 운송업과 겹치지 않아 혼합결합이다. 회사가 가진 지분까지 살펴보면, 수평결합으로도 확장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이 LCC인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노인터내셔널은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와 공동 소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전량을 타이어뱅크 측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수평결합 심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는 매각 계약만 체결했을 뿐이고 4개월 뒤인 9월에야 거래가 끝나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 지분 매각)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 (기업결합 심사) 기간보다 한참 뒤”라며 “아직은 (대명소노가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공정위는 혼합결합을 심사할 때 잠재적 경쟁·경쟁 사업자 배제와 해당 사업의 진입장벽 증대 여부를 따진다. 결합으로 잠재적 경쟁이 사라지면 독과점 기업은 가격을 낮게 책정할 이유가 없어져 소비자 후생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끼워 팔기나 결합 판매 탓에 경쟁 사업자가 배제되진 않는지, 결합으로 시장 진입을 위한 최소 자금이 급격하게 뛰진 않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앞선 2006년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혼합결합의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공정위는 맥주와 소주는 다른 시장으로 판단하면서도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5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내에서만 가격을 올리게 하고, 끼워 팔기 등의 지위 남용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소노인터내셔널과 티웨이항공 결합 심사 역시 승인된다면 조건부일 가능성이 있다.
수평결합은 경쟁 제한 가능성이 높은 유형이라 공정위가 심사하는 항목이 더 많다. 심사를 받는 입장에선 비교적 다른 유형보다 까다로운 검사인 것이다. 공정위는 수평결합을 볼 때 단독 효과, 협조 효과, 구매력 증대 효과, 혁신 저해 효과를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결합된 회사가 단독으로 가격을 통제하고 경쟁을 배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와 사업자 간에 가격과 수량, 거래 조건 등에 관한 묵시적 협조행위가 용이해지는지 살핀다. 또 원재료 시장과 같은 상부 시장에서 구매자로서의 지배력이 강화돼 구매 물량을 축소할 여지가 있는지도 본다.
2015년 제약업체인 바이엘코리아가 한국엠에스디(MSD)를 인수할 때 먹는 피임약(경구용 피임제)과 관련된 영업 권리와 자산을 매각한 것도 공정위의 수평결합 심사 결과다. 당시 공정위는 결합된 두 회사가 경구용 피임제 시장점유율 82%를 차지해 가격을 인상할 능력과 유인을 갖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독과점 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을 조건부로 결합을 승인했다.
한편 혼합결합과 수평결합이 얽힌 탓에 공정위 심사가 속도가 나질 않으면서 소노인터내셔널의 티웨이항공 이사회 진입 일정도 밀리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달 23일 임시 주주총회가 열려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과 소노인터내셔널의 모회사인 대명소노 측 이사회 후보자 9명이 등기임원으로 선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티웨이항공은 임시주총을 이틀 남겨두고 다음 달 24일로 일정을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 기업결합 신청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는데, 심사는 신고일로부터 최장 120일이 소요된다. 이 중 자료 보정 기간은 제외된다. 대명소노 관계자는 “소노인터내셔널과 티웨이항공 간의 기업 결합과 관련해 공정위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결합이 여러 유형에 해당되면 심사 항목 늘어
소노인터-티웨이는 3개 결합 유형 중 2개에 걸쳐 있어
이 기사는 2025년 5월 28일 오전 9시 48분 조선비즈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그래픽=손민균
국내 최대 호텔·리조트 기업인 소노인터내셔널의 티웨이항공 인수가 시장의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티웨이항공이 서로 다른 업종 사이에서 이뤄지는 혼합결합에, 소노인터내셔널이 저가항공사(LCC) 지분을 가진 탓에 동종 업종 간 수평결합이 합쳐진 건이다 보니 심사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다.
28일 경쟁당국에 따르면 공정위는 소노인터내셔널-티웨이항공의 결합을 혼합결합이자 수평결합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인수회사와 피인수회사의 업종과 인수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따져 기업결합의 종류를 3가지로 나누고, 유형마다 항목을 달리해 심사한다. 3가지 유형은 ▲수평결합(동일 시장 내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 간의 결합) ▲수직결합(상품의 생산과 유통과정에 있어 인접하는 단계에 있는 회사 간의 결합) ▲혼합결합(생산품목 간에 연관관계가 없는 회사 간의 결합)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의 본업은 호텔·리조트 사업이다. 티웨이항공의 항공 여객 운송업과 겹치지 않아 혼합결합이다. 회사가 가진 지분까지 살펴보면, 수평결합으로도 확장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이 LCC인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노인터내셔널은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와 공동 소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전량을 타이어뱅크 측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수평결합 심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는 매각 계약만 체결했을 뿐이고 4개월 뒤인 9월에야 거래가 끝나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 지분 매각)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 (기업결합 심사) 기간보다 한참 뒤”라며 “아직은 (대명소노가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뉴스1
공정위는 혼합결합을 심사할 때 잠재적 경쟁·경쟁 사업자 배제와 해당 사업의 진입장벽 증대 여부를 따진다. 결합으로 잠재적 경쟁이 사라지면 독과점 기업은 가격을 낮게 책정할 이유가 없어져 소비자 후생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끼워 팔기나 결합 판매 탓에 경쟁 사업자가 배제되진 않는지, 결합으로 시장 진입을 위한 최소 자금이 급격하게 뛰진 않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앞선 2006년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혼합결합의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공정위는 맥주와 소주는 다른 시장으로 판단하면서도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5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내에서만 가격을 올리게 하고, 끼워 팔기 등의 지위 남용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소노인터내셔널과 티웨이항공 결합 심사 역시 승인된다면 조건부일 가능성이 있다.
수평결합은 경쟁 제한 가능성이 높은 유형이라 공정위가 심사하는 항목이 더 많다. 심사를 받는 입장에선 비교적 다른 유형보다 까다로운 검사인 것이다. 공정위는 수평결합을 볼 때 단독 효과, 협조 효과, 구매력 증대 효과, 혁신 저해 효과를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결합된 회사가 단독으로 가격을 통제하고 경쟁을 배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와 사업자 간에 가격과 수량, 거래 조건 등에 관한 묵시적 협조행위가 용이해지는지 살핀다. 또 원재료 시장과 같은 상부 시장에서 구매자로서의 지배력이 강화돼 구매 물량을 축소할 여지가 있는지도 본다.
2015년 제약업체인 바이엘코리아가 한국엠에스디(MSD)를 인수할 때 먹는 피임약(경구용 피임제)과 관련된 영업 권리와 자산을 매각한 것도 공정위의 수평결합 심사 결과다. 당시 공정위는 결합된 두 회사가 경구용 피임제 시장점유율 82%를 차지해 가격을 인상할 능력과 유인을 갖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독과점 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을 조건부로 결합을 승인했다.
한편 혼합결합과 수평결합이 얽힌 탓에 공정위 심사가 속도가 나질 않으면서 소노인터내셔널의 티웨이항공 이사회 진입 일정도 밀리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달 23일 임시 주주총회가 열려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과 소노인터내셔널의 모회사인 대명소노 측 이사회 후보자 9명이 등기임원으로 선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티웨이항공은 임시주총을 이틀 남겨두고 다음 달 24일로 일정을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 기업결합 신청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는데, 심사는 신고일로부터 최장 120일이 소요된다. 이 중 자료 보정 기간은 제외된다. 대명소노 관계자는 “소노인터내셔널과 티웨이항공 간의 기업 결합과 관련해 공정위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