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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토 판갈이 : 방방곡곡 핫플 KOREA - 새롭게 대한민국'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범보수 진영 내 단일화 데드라인인 사전투표(29~30일)를 이틀 앞둔 27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구애 전략을 펼치던 국민의힘이 강경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단일화 불발 가능성이 현실화하자 ‘이준석 고사’로 작전을 선회하는 것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2025 한국포럼’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개혁신당에서 단일화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면 그 뜻을 존중한다”며 “삼자 구도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개혁신당에 저희 뜻을 전달했고 개혁신당도 그 답을 언론을 통해 드린 것 같다”며 “추후 만남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에는 “개혁신당이 단일화의 전제 조건을 제시해 주길 제안한다”고 말했지만, 하루 만에 강경 입장으로 돌변한 것이다.

이 같은 기류 변화에는 이 후보의 전날 “단일화 가능성은 0%다. 김문수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그간 이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한 이후에도 국민의힘에선 끊임 없이 물밑 접촉을 했지만, 더 이상 단일화에 의존해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한 중진 의원은 “이 후보가 단일화에 여지를 두지 않는 발언을 계속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며 “단일화를 배제하진 않겠지만 당 차원의 어르고 달래는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투표=사표’를 부각하며 유권자 흔들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의 뿌리가 국민의힘이기 때문에 보수 유권자에게 이준석표는 ‘사표’란 점을 부각해 이 후보의 표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5선)도 전날 페이스북에 “결국 보수 성향 유권자들께서는 사표를 방지하고 당선될 사람을 밀어줘야 한다는 현명한 선택으로 ‘투표 단일화’를 해 주실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단일화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단일화를 적극 압박하되, 삼자 구도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당 일각에선 이 후보의 대선 완주 시나리오를 가정한 ‘이준석 저수지’론도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이탈표를 모두 흡수한 이 후보가 중도 포기해 양당에 표 분산이 이뤄지는 것보단 이재명 후보의 표를 이준석 후보에게 묶어두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진행한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가 포기한 경우 김 후보 지지율은 6.3% 포인트, 이재명 후보는 4.5% 포인트 각각 올랐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행 국민의힘 김 후보 캠프 시민사회총괄단장은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단일화를 할 경우) 이준석 후보 지지자 비중에서 6은 이재명 후보로 가고, 김 후보로는 4가 온다”며 “단일화의 효과보다 그냥 두는 게 더 낫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 때문에 이날 저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리는 TV토론 직후부터 사전 투표 개시 전날인 28일까지 김 후보와 이 후보가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도 윤석열·안철수 후보는 3월 2일 열린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후 회동해, 3월 3일 사전 투표 전날 극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사전 투표가 이뤄지기 직전까지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BJC)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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