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창원에서 지지 호소하는 이재명 후보(왼쪽부터), 진주광미사거리에서 유세하는 김문수 후보, 13일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집중유세하는 이준석 후보.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6·3 대선의 막판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단일화가 성사돼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지지율은 단일화 이전 두 후보의 지지율 합산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한국갤럽이 지난 24~25일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다.
다자 대결의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9%, 김문수 후보는 35%, 이준석 후보는 11%였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46%다. 하지만 양자 대결을 전제로 한 조사에서 보수 진영 단일 후보가 얻은 수치는 김문수 후보(42%)일 때 4%포인트, 이준석 후보(40%)일 때 6%포인트로 이보다 각각 낮았다. 단일화될 경우 기존 지지자들 중 일부가 이재명 후보 지지 등으로 이탈하기 때문이다.
김경진 기자
아울러 누구로 단일화될지에 따라 지지층의 이동이 대칭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석 단일 후보’가 되면 김 후보 지지층 대부분은 ‘이준석 지지자’가 되지만, ‘김문수 단일 후보’가 되면 이 후보 지지층 중 ‘김문수 지지자’로 바뀌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기존 이준석 후보 지지층의 52%만이 김 후보를 지지했다. ‘이재명 지지자’로 바뀌는 비율 역시 29%에 달했고,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도 19%로 나타났다.
반면 이준석 후보가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김 후보 지지층의 76%가 이준석 후보 지지자로 변환됐다. 이재명 지지자가 되는 경우는 6%에 그쳤다. ‘지지 후보가 없다’(17%)라거나 ‘모름·응답거절’(1%)로 답한 비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자 구도에서보다 양자 구도에서 1위와 2위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데 주목한다. 단일화 효과 자체는 있다는 뜻이다.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다자 대결 때보다 3%포인트 오를 때 김 후보는 7%포인트 올랐다. 반대로 이준석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이재명 후보가 2%포인트 오를 때 이준석 후보는 29%포인트 상승했다.
허진재 한국갤럽 여론 수석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를 거론하며 “당시 안 후보의 표는 윤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로 절반씩 갈린 것으로 분석됐다”며 “성사가 된다면 이번 대선에서의 단일화 효과가 3년 전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단일화를 바라보는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지지자들의 시각차는 뚜렷했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 후보 지지 응답자의 84%가 ‘좋다’고 답한 반면 이준석 후보 지지 응답자의 57%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단일화 시도가 김문수를 단일 후보로 만들려는 국민의힘의 일방적 공세로 비친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 응답자로 범위를 넓히면 ‘좋다’(40%)와 ‘하지 않는 것이 좋다’(43%)는 답변이 엇비슷했다.
‘누구로 단일화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1%는 김 후보, 30%는 이 후보를 꼽았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들의 경우 김 후보(32%), 이 후보(36%)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5월 24일~25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가상번호)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4.4%(4119명 중 1004명)이며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