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버스환승센터에서 승객을 태운 버스가 도로 위를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파업 예고일(28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의 접점을 찾지 못하며 2년 연속 파업 사태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 시내버스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29일 있었던 임단협 2차 조정회의가 결렬된 이후 최근까지 실무 협의를 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협상 시한은 이날 밤까지 남아있지만 노사는 교섭 자리를 마련하는 것조차 엇박자를 냈다.

노조(서울시버스노동조합)는 이날 오후 1시에 교섭을 재개하자고 전날 사측(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 공문을 보냈다. 이후 사측은 비공개로 본교섭을 재개한다고 언론에 공지했지만, 노조는 공문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해 일정이 합의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설사 테이블에 마주 앉더라도 타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측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고, 노조의 인상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25%의 임금 인상 효과가 생긴다며 통상임금 수준을 낮추기 위한 임금체계 개편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서울시 또한 인건비가 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며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통상임금은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이날까지 협상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예정대로 28일 첫차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임금협상이 결렬되며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파업한 바 있다.

서울에서는 389개 노선에서 시내버스 총 7000여대가 운행하고 있다. 파업 참여율이 높으면 출퇴근을 비롯해 시민들의 발이 묶여 큰 불편이 우려된다. 서울시는 일단 파업에 돌입하면 최소 3일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파업이 발생할 경우,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지하철 운행을 하루 173회 늘리고 막차 운행 시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자치구에서도 주요 거점 및 거주지에서 지하철역까지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할 방침이다.

경향신문

김찬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