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6일 오후 경기 평택 케이(K)-55 미군기지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전 경기도지사들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학규·이인제 전 지사, 김 후보, 임창열 전 지사.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친윤석열계 정리’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에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듭 제안했다. 원내대표인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단일화 필요성은 크지만, 이 후보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너무 초점을 맞추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당 ‘투 톱’이 단일화에 온도 차를 보인 것인데, 자체적으로 설정한 단일화 시한(28일)을 이틀 남기고도 이 후보가 꿈쩍하지 않자 ‘출구 전략’을 가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사표 방지 심리를 자극해, 이 후보 지지층을 최대한 흡수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김용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개혁신당이 단일화의 전제조건을 제시해달라”며 “단일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채널에이(A) 유튜브에 출연해선, 이 후보를 국민의힘 당대표직에서 쫓아내는 데 앞장섰던 친윤계 축출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단일화를 요구하려면 친윤계 10명 정도는 잘라내야 한다’는 함익병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이 후보가 정식으로) 제안을 하면 우리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단일화에 응한다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태도다.

반면, 권성동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는 기본적으로 후보가 필요성을 느끼고 결단해야 할 문제”라며 “단일화는 필요하지만, 우리는 (이 후보의 결단이 아니라) 김문수 후보의 장점을 부각해 김 후보의 지지율이 제고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물론, 지금까지 당 분위기와는 달라진 얘기다.

김 후보도 이날 경기 안성시 유세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 민심이다. 열심히 민심에 호소하겠다”고만 했다. “만날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원래 우리는 한 뿌리였기 때문에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이준석 설득’을 강조한 전날까지와 달리 ‘민심’을 거론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이 후보가 “단일화가 있다면 그 당(국민의힘)의 후보가 사퇴하는 것뿐”이라며 완주 뜻을 굽히지 않는 상황에서, ‘단일화 다걸기’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국민의힘이 단일화 2차 시한으로 설정한 ‘사전투표(29~30일) 전까지’도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끝까지 단일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보수층의 사표 방지 심리를 자극할 계획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가 안 된다면, 보수층 입장에선 이 후보보단 당선 가능성이 높은 김 후보를 선택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재명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막판에 김 후보를 찍게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현재 김·이 후보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엇비슷하고 김 후보 지지율이 이 후보보다 높기 때문에, 단일화가 최종 불발될 경우 보수층은 마지막까지 노력한 김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얘기다.

여기엔 김 후보가 대선에 패배할 경우, 단일화를 거부한 이 후보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이 후보가 지지율) 10%를 얻어 여러 가지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수 분열의 책임까지 감수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 쪽에서도 국민의힘의 이런 전략을 뻔히 알고 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빅텐트추진단장인 신성범 의원이 전날 이 후보의 서울 종로 유세 때 찾아오는 등 현장을 꾸준히 찾아오긴 하지만 만나보면 별 얘기를 안 한다. (우리가) 단일화를 하게 되면 오히려 지지층이 분산된다고 하면, 신 의원도 ‘그 말이 맞다’고 얘기한다”며 “그야말로 보여주기식 단일화”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901 아주대 커뮤니티에 '이재명 흉기 테러' 청부 글 올린 10대 자수 랭크뉴스 2025.05.27
48900 개인정보 '또' 탈탈 털렸는데…공지 안 하고 가격 올리는 '명품 주얼리' 랭크뉴스 2025.05.27
48899 "페미니스트는 한국서 금기어"…외신서 주목한 韓 대선 '여성 공약' 찬밥 랭크뉴스 2025.05.27
48898 [속보]서울버스노사 오후 8시부터 교섭재개…밤늦게 결론날 듯 랭크뉴스 2025.05.27
48897 "오늘 수업 망치러 왔다" 초3이 시험 오답 나왔다고 교사 폭행 랭크뉴스 2025.05.27
48896 "우리 후보 힘내라!" 열띤 응원전, 3차 TV 토론 현장은? 랭크뉴스 2025.05.27
48895 "여자 목소리 80㏈ 넘어선 안돼"… 남학생들 '여성비하 피켓' 논란 계속 랭크뉴스 2025.05.27
48894 “이낙연 정치적 파산”…김문수 지지에 광주·전남 부글 랭크뉴스 2025.05.27
48893 불발된 단일화에 반전 카드 떨어진 김문수… '보수 총결집'·'반명 빅텐트' 총력전 랭크뉴스 2025.05.27
48892 한덕수·김용현 대화 중이었다…CCTV로 본 12∙3 그날 재구성 랭크뉴스 2025.05.27
48891 국민의힘, '대통령 당무 개입 금지' 당헌·당규 의결 랭크뉴스 2025.05.27
48890 임성언 남편, 사기 의혹에 “터무니없는 중상모략”… 8월 1심 재판 랭크뉴스 2025.05.27
48889 산불 났는데 소방헬기 타고 도민체전 간 김문수…민주 “지사 때 162차례 탔다” 랭크뉴스 2025.05.27
48888 이재명, ‘HMM 부산 이전’ 논란에 “약속은 유효하며 지켜질 것” 랭크뉴스 2025.05.27
48887 출금 당한 ‘비상계엄 국무회의’ 참석자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나 랭크뉴스 2025.05.27
48886 여인형이 직접 14명 체포명단 열거‥명단 은폐 시도 정황도 드러나 랭크뉴스 2025.05.27
48885 한덕수·최상목·이상민 출국 금지‥'계엄 문건 전달' 개입? 랭크뉴스 2025.05.27
48884 국민의힘, 비대위서 ‘대통령 공천·인사 개입 금지’ 당헌·당규 개정 의결 랭크뉴스 2025.05.27
48883 올여름 덥고 폭우 잦다는데…커지는 '러브버그' 공포 랭크뉴스 2025.05.27
48882 이재명, 잇따른 보수 인사 지지에 “합리적 보수 역할까지 하겠다” 랭크뉴스 202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