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를 찾아 대학생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수원=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일부 청년들이 극우화됐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합세해 맹폭을 가했다. 이 후보는 청년들이 '오염됐다'는 표현도 사용했는데, 두 정당은 갈라치기의 전형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수원시 아주대에서 열린 '아주대와 함께하는 대학생 간담회'에서 ""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청년들의 정치 양극화 현상에 대한 아주대생의 고민에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청년들의 극우화가) 오히려 다른 세대보다 더 극렬한데 왜 그러겠냐"며 "흰종이가 근묵자흑처럼 오염됐다. 검은 옷은 표시가 안 나는데 흰옷은 더 표시 나는 것"이라고 답했다. 청년들을 흰종이에, 극우화를 오염에 빗대 극단적인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 "악성 정치가 벌어지고 있다. 역량을 발휘하고 설득해서 지지를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편을 갈라놓고 싸움을 시켜서 쉽게 자기편과 적을 만든다"며 '자기편을 챙기는 이런 정치 때문에 "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 용인시 죽전역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극우, 오염을 운운하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명백한 청년 비하"라며 "청년들이 이재명 후보의 부정부패와 비리, 거짓말, 막말 의혹에 대해 누구보다 분노하고 비판하니까 극우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청년 극우화'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박성훈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본인에게 비판적이면 극우로 몰아붙이는 사고방식이야말로 편가르기 정치의 전형"이라며 "청년들에게 극우 딱지를 붙이고, 오염됐다고 표현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무지이자 청년에 대한 심각한 비하와 모욕"이라고 이 후보를 몰아세웠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 인사들의 과거 발언과 이력까지 거론해가며 민주당에 성찰을 촉구했다.

김혜수 청년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을 퍼부어댔다"면서 "청년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죄냐. 양심이 있다면 먼저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청년들을 정치적 이유로 모욕하지 말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2030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개혁신당도 가세했다. 김대현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며 "이재명 후보가 청년의 어려움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했다면 감히 악성 정치에 오염된 극우라며 청년들을 조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일보

윤한슬 기자 ([email protected]) 문재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