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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수(36)가 지난해 4월 출전한 YTN배 대상경주에서 우승 후 글로벌히트를 보며 웃고 있다. 사진 마사회
“여성도 기수로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 뿌듯합니다.”

지난 25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광역시장배 대상경주(총상금 7억원)에서 우승한 김혜선 기수(36)의 소감이다.

그는 우승 직후 가진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출전마들의 견제가 심해서 경기당 15회 이내로 해야 하는 채찍질을 19회나 하고서 간발의 차로 우승했다”며 “2등을 한 박재이 기수가 생각보다 너무 잘 탔다”고 말했다. 스피드영과 출전한 박 기수(28)는 동료이자 그녀의 8살 연하 남편이다. 부부가 나란히 1, 2위를 한 건 지난 4월 열린 YTN배 이후 두 번째다.



글로벌히트, 김혜선 기수와 2023년 첫 승…2년만에 45억 우승마
이번 우승으로 김 기수가 탄 ‘글로벌히트’는 대상경주 통산 12승, 상금 45억원을 벌어들인 국내 최고의 경주마가 됐다. 못생기고 체격이 크지 않아 경주마 경매시장에서 팔리지도 않던 글로벌히트가 스타마가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글로벌히트의 거친 성격을 노련하게 다루려면 여자 기수가 낫다고 판단한 마주 김준현 씨가 2022년 12월, 김 기수에서 연락하면서 역전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그는 “2009년 데뷔했지만 남자 기수에 밀려 기량 좋은 말을 배정받지 못했다”며 “우승상금이 큰 경기를 대상경주라고 하는데 2017년 ‘코리안오크스(G2)’에서 여자 기수 최초로 우승을 거뒀지만, 그 이후로도 기량 좋은 말을 만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2022년에 만난 글로벌히트 역시 선천적으로 다리가 약한 경주마였다. 이듬해 6월 ‘코리안더비(G1)’에 출전할 때까지도 우승보다는 글로벌히트의 성장에 방점을 뒀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글로벌히트가 마생 첫 우승을 거두자, 김 기수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세를 몰아 한달 뒤 열린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2)에서 글로벌히트와 함께 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김 기수는 대상경주 12승 중 9승이 글로벌히트와 출전해 거둔 쾌거다.
김혜선 기수(36·오른쪽)가 지난 25일 열린 부산광역시장배에서 글로벌히트와 출전해 우승을 거뒀다. 사진 마사회
그는 “말은 생명이기 때문에 성격을 섬세하게 파악해야 기량을 끌어낼 수 있다”며 “글로벌히트는 까칠하고 사람을 잘 물어서 다루기 쉽지 않았지만, 2년 동안 교감을 나눴더니 이제는 지시사항을 척척 알아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 기수는 힘은 좋지만, 섬세함과 교감 능력은 여성 기수가 더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기수 73명 중 여성 5명…‘최초·최다·최장 여자 기수’ 기록 보유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수 73명 중 여성은 5명뿐이다. 김 기수는 최초, 최다, 최장 여자 기수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09년 데뷔 이후 올해 5월까지 4958번의 경주에 나서 440승을 거뒀다. 여자기수로 최다 우승이며, 최초로 400승을 넘어섰다. 활동기간도 17년으로 최장을 기록하고 있다.

2024년 12월 한국 경마 최고의 대상경주인 ‘그랑프리(G1)’ 우승 직후 2025년 1월에는 세계에서 상금이 가장 높은 경마대회 중 하나인 두바이 월드컵에 한국 여자 기수 최초로 출전했다. 예선 1차에서 8위, 2차에서 3위에 올라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남성 중심의 경마계에 유리천장을 뚫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절정의 기량을 보이는 그이지만 내년에는 조교사로 전향할 계획이다. 조교사는 경주마를 관리하고 훈련하며 기수를 결정하는 감독자다. 2020년 결혼 후 5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그는 “친정에 맡겨둔 아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2023년 조교사 자격증을 땄다”며 “17년 동안 우직하게 기수로 활동했던 것처럼 조교사로 제2의 인생을 살면서 또 다른 족적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혜선 기수(36)가 지난 4월 20일 서울에서 열린 YTN배 대상경주에서 우승 후 글로벌히트와 경기장을 돌고 있다. 사진 마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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