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해 9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US스틸 본사 밖에서 일본제철 인수 관련 시위를 벌이고 있는 US스틸 노동자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일본제철과 유에스(US)스틸의 ‘파트너십’을 언급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를 최종 허용할 경우 미국시장을 두고 한국과 일본의 치열한 철강 경쟁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일본제철은 국내 철강기업들과 유사한 제품을 만드는 터라 유에스스틸 인수로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이 대거 늘면 관세 전쟁에서 더 유리한 고지에 설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SNS)에 “유에스스틸과 일본제철 간에 계획된 파트너십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를 조건부 승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수 조건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본제철은 100% 지분 인수를 원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지분의 50% 이상은 인수할 수 없다고 못 박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0일 유에스스틸 본사가 있는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집회에서 세부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철강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제철의 기술력과 유에스스틸의 미국 현지 생산 능력이 합쳐질 경우 미국 철강시장 내 일본제철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 관세 대응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현지 생산을 늘리기 위해 미국 내 제철소를 함께 짓고 고부가가치용 자동차 강판을 만들기로 한 상태다. 또한 국내 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이 잘 만들지 못하는 강관, 특수강판 등 고부가가치 철강 또한 관세가 붙어도 경쟁력이 있으므로 수출을 더 늘리는 전략도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있다.


문제는 일본제철과 국내 철강기업들의 제품군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일본제철도 중국의 저가 철강 공세에 제품 고급화를 추진해왔다. 열연·냉연강판 등 범용재뿐 아니라 자동차 강판, 강관 등 고부가가치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제철이 유에스스틸 인수로 미국 현지에서 고부가가치 철강 생산량을 대폭 늘리게 되면 물량과 가격 면에서 한국 기업들보다 더 경쟁력 있는 위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생긴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한겨레에 “일본제철과 한국 철강기업들의 제품군이 비슷하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관세 대응책으로 자동차 강판, 유정용강관 등 미국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철강 판매를 늘리는 전략을 살펴보고 있는데, 일본제철이 이들 제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해버리면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철강협회 최근 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으로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 시 총 연간 조강 생산량은 5941만톤으로 세계 4위에서 3위로 올라선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619 “13조원 인도 시장 열린다”… 韓 조선에 부는 기대감 랭크뉴스 2025.05.27
48618 북한 ‘금강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전망…신청 4년만 랭크뉴스 2025.05.27
48617 [속보] “리버풀 EPL 우승 퍼레이드서 차량 돌진으로 27명 병원 이송” 랭크뉴스 2025.05.27
48616 [단독]옥시 본사, 한국법인 대표 딸 김앤장 인턴 ‘특혜 채용 의혹’ 알고도 덮었다 랭크뉴스 2025.05.27
48615 이재명·김문수·이준석·권영국 오늘 마지막 TV토론···‘정치’ 주제로 세게 붙는다 랭크뉴스 2025.05.27
48614 조수미 "상상을 뛰어넘는 일" 감격... 프랑스 최고 문화훈장 받았다 랭크뉴스 2025.05.27
48613 고민시 개명 전 이름 공개하며 "학폭 당했다"…소속사 "허위사실" 랭크뉴스 2025.05.27
48612 북한 '금강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전망…신청 4년만 랭크뉴스 2025.05.27
48611 “대선 이틀 후 이복현 퇴임” 금감원장 공석 현실화 랭크뉴스 2025.05.27
48610 꿈쩍않는 이준석에 단일화 비관론 확산…국힘 "국민이 투표로 단일화" 랭크뉴스 2025.05.27
48609 “제주서 동창회 열면 2백만 원”…단체 여행객에 손짓, 왜?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5.05.27
48608 단일화 목매는 국민의힘‥"김문수 사퇴라면야" 랭크뉴스 2025.05.27
48607 ‘N잡러’ 계엄 사태 이후 5개월째 ↓… “경기침체에 N잡러도 타격” 랭크뉴스 2025.05.27
48606 대선후보 마지막 TV 토론…정치 양극화 해법 검증 랭크뉴스 2025.05.27
48605 AI 시대 사이버 공격 거세지는데… 정부는 보안 예산 줄이고 기업은 인력 부족 랭크뉴스 2025.05.27
48604 “위법인 줄 알지만”…‘투신 명소’ 강남 건물들, 옥상문 폐쇄 ‘고육책’ 랭크뉴스 2025.05.27
48603 열차 '덜커덩 덜커덩' 소리 없앤 권기안 전 서울철도청장 별세 랭크뉴스 2025.05.27
48602 누구로 단일화 물으니…"김문수" 51% "이준석" 30% [중앙일보 여론조사] 랭크뉴스 2025.05.27
48601 [대선 D-7] 내일부터 여론조사 '깜깜이'…표심 어디로 가나 랭크뉴스 2025.05.27
48600 광장에서 깨달은 ‘모두의 바람’…잊히지 않는 대선이길 랭크뉴스 202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