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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정치·시대 괴리·통치 불안
이재명·김문수·이준석 후보가 넘어야 할 결정적 한계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월 1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5월 18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의 첫 공식 TV토론이 열렸다. 정책과 논리의 전면전 같아 보이지만 시청자들의 무의식에 깊이 각인되는 것은 ‘보이는 메시지’다.

말의 내용뿐 아니라 옷차림, 표정, 자세, 언어의 톤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메시지 전략으로 기능하는 시대다. 유권자들은 후보가 ‘어떻게 말하는가’만큼 ‘어떻게 보이는가’를 통해 진정성을 읽는다.

정치커뮤니케이션 이론가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가 곧 메시지”라고 했고 정치심리학자인 앨버트 메러비언은 커뮤니케이션의 93%가 비언어적 요소에 의해 전달된다고 했다. 이번 토론회는 이 이론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무대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Appearance
세 후보의 넥타이가 말해주는 리더십의 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네이비 슈트에 사선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레지멘털 넥타이를 매치했다. 그 방향은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즉 영국식(Left to Right) 레지멘털 스타일이다. 이는 영국식 군복 유래처럼 명예와 책임을 강조하는 이미지다.

여기에 대한민국 국기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단 것은 ‘국익 우선’ 리더십을 시각적으로 부각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그의 헤어와 안경, 슈트핏은 전반적으로 시대 흐름을 반영한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짙은 네이비 슈트에 패턴이 들어간 붉은 넥타이를 착용했다. 보수 정치인의 상징적 조합이라 할 수 있는 이 스타일은 명확한 ‘정통 보수’ 메시지를 전달한다.

레드 계열 넥타이는 강한 결단력과 신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며 그가 노동운동과 행정 경험을 동시에 내세우는 스토리와 맞닿아 있다. 슈트의 라펠과 넥타이 폭은 전통적 스타일로 안정과 진정성을 강조하는 인상을 준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짙은 네이비 슈트에 선명한 오렌지색 넥타이를 매치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오렌지는 젊음과 혁신, 활력을 상징하며 기성 정치에 대한 도전자적 태도, 즉 정치판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셔츠 각도, 넥타이 매듭, 슈트핏 등은 ‘정돈된 긴장감’을 보여주며 그가 의도한 ‘정치 개혁가’ 이미지와 맞닿아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Behavior
자세는 말보다 진심을 빠르게 말한다


이재명 후보는 토론 초반에는 여유 있고 절제된 태도를 유지했다. 상대의 발언 중 고개를 끄덕이거나 미소를 짓는 태도는 ‘경청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토론 후반으로 갈수록 발언 타이밍을 조율하고 반격하는 방식도 보다 신중해졌다.

김문수 후보는 고전적인 토론 태도를 보였다. 상대 후보에게 말을 끊지 않고 발언 기회를 5초가량 배려한 장면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품격과 예우를 중시하는 리더십의 일면으로 대결 구도 속 신뢰를 형성하는 정서적 자산과 연결된다.

이준석 후보는 활발한 손동작, 전면 자세, 손가락 포인팅 등에서 매우 능동적이고 공세적인 태도를 보였다. 질문할 때는 논리적 구조를 바탕으로 반박했고 자신이 설명할 때는 손을 가슴에 얹거나 손바닥을 펼치는 등 자기 확신과 진정성을 표현하려는 노력이 두드러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Communication
언어의 온도와 메시지의 설계


이재명 후보는 복합적인 화법을 구사했다. 비유와 직설, 완곡어법을 유연하게 활용했고 정책 메시지를 일상 언어로 직관적으로 표현한다. 다만 일부 설명이 비유적이어서 유권자가 즉각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그는 상대의 공세에 논리적으로 대응하되 반격보다는 해명을 우선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취했다.

김문수 후보는 설명적이고 정서적인 언어를 사용했다. 과거의 노동운동 경험, 정책 추진의 애로 등을 감성적으로 풀어내는 화법은 일부 보수층에게는 ‘경험자의 진정성’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도덕과 소신의 메시지를 강조하며 ‘노란봉투법’ 반대, ‘에너지 자립’ 강조 등에서 확고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준석 후보는 언어 선택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전략적이었다. “괴짜 경제학”, “사이비종교 같은 공약” 등 자극적인 단어를 활용해 이슈를 환기시키고 청중의 집중력을 확보하는 데 능숙했다.

각 후보는 자신만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으나 동시에 명확한 극복 과제도 안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풍부한 정책 경험과 국정철학의 안정성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기존 정치의 피로감’에서 자유롭지 않다.

향후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구체성과 진정성을 동반한 차세대형 리더십 전환 이미지로 설계돼야 한다. 다만 그의 ‘국가 중심 메시지’가 유권자에게 실질적 신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는 향후 행보에서 구체적 정책 실현 의지와 대중 설득 전략에 달려 있다.

김문수 후보는 정통성과 도덕성을 무기로 경륜을 어필했으나 시대성과 현실성과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스토리텔링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동시에 이번 토론에서 보여준 경청과 배려의 자세는 보수 이미지의 품격을 상징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 향후 대중을 향한 메시지 전달 방식이 보다 현대적이고 유연해진다면 존재감을 더 확장할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이준석 후보는 도전적이고 논리적인 이미지로 지지층을 확산시켰지만 대통령으로서의 통치 가능성과 포용력에 대한 신뢰 형성이 과제다. 이는 논리적 언변을 넘어서 감정적 공감과 정책적 신뢰를 함께 전달하는 메시지 디자인 능력으로 보완돼야 한다.

그의 젊고 공격적인 화법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조율되고 성숙돼 가는지는 정치 리더로서 다음 단계로의 진입 여부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세 후보의 공약들이 ‘정치적 신뢰’로 어떻게 귀결될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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