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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51번째 주' 위협 속…여왕도 70년 재위중 2차례만 연설
영연방 결속 약해지고 군주제 반대 여전 '미묘한 시점'


찰스 3세가 작년 7월 영국 의회에서 국정연설(킹스 스피치)에 나선 모습
[영국 의회/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캐나다의 국왕이기도 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캐나다를 방문해 48년 만에 영국 국왕의 '왕좌의 연설'(The Speech from the Throne)에 나선다.

'왕좌의 연설'은 국왕이 의회 개원을 알리고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연설로 영국 의회 국정 연설인 '킹스 스피치'(King's Speech)에 해당한다. 통상은 국왕의 대리인인 캐나다 총독이 맡는다.

찰스 3세의 모친인 고 엘리자베스 2세는 70년 넘는 재위 기간 1957년과 1977년 단 두 차례 '왕좌의 연설'을 했다.

찰스 3세의 20번째 캐나다 방문과 국왕으로서 첫 의회 연설은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고 위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AP 통신에 따르면 장 샤레 전 퀘벡 주지사는 "우리는 다르다. 우리는 미국이 아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그게 이번 방문의 의미"라며 "우리는 어떻게 나라를 세울지 다른 선택을 해온 다른 국가이며 찰스 3세가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직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반박하는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에 대한 지지를 계속해서 간접적으로 표시해 왔다.

이번 왕좌의 연설에는 캐나다 국정 운영 방향 외에 좀 더 직접적인 언급이 담길지 주목된다. 영국 '킹스 스피치'를 영국 정부가 작성하는 것처럼, 캐나다 '왕좌의 연설'도 캐나다 정부가 작성한다.

제러미 킨스먼 전 주영 캐나다 고등판무관은 BBC 방송에 "캐나다 주권을 더 확고히 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정부가 독립 국가로서 캐나다의 주권을 보호하고 추구하며 보전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역시 주영 캐나다 고등판무관을 지낸 멜 캡은 찰스 3세가 캐나다 정부의 승인을 받아 개인적 견해를 담은 몇 문장을 덧붙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캐나다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하지는 않을 테고,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지도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작년 10월 호주 방문한 찰스 3세
[EPA 연합뉴스]


찰스 3세의 이번 캐나다 방문이 '캐나다의 필요'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영국 국왕을 구심점으로 한 영연방의 결속이 시대가 바뀌면서 약해졌고 영연방 곳곳에서 군주제 반대 의견이 여전한 만큼 찰스 3세로서는 미묘한 균형 잡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찰스 3세가 역시 국왕으로 있는 호주를 방문했을 때도 호주에서는 다시금 군주제 회의론이 부각된 바 있다.

캐나다 공화주의자들은 찰스 3세가 이번 방문으로 캐나다인들에게 그가 아직도 캐나다의 국가원수임을 상기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공화주의 단체 '캐나다 공화국을 위한 시민'의 톰 프레다 대표는 이 매체에 "찰스 3세를 의회 개원식에 초대하는 건 많은 이가 어리둥절한 부분"이라며 "하지만 우리의 대의에 도움이 된다니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찰스 3세 국왕의 힘을 빌려 트럼프 대통령을 영국에 국빈으로 초청한 데 대해 캐나다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캐나다 싱크탱크 캐나다국제협의회의 피터 도놀로 소장은 BBC에 "영국에선 찰스 3세를 이용해 미국의 환심을 사려 하고, 캐나다에선 조국을 지키는 데 찰스 3세를 내세우려 한다"며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순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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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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