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국과 일본에서 7년간 회계사로 근무하다 퇴사한 뒤 병원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사진 유튜브 캡처
한국과 일본 내 '빅4' 회계법인에서 7년간 회계사로 근무하다 퇴사한 뒤 병원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30대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24일 유튜브 채널 '나는 사장님' 등에 따르면 대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15년 11월 일본에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윤재(31)씨는 일본에서 4년, 한국에서 3년간 회계사로 일하다 지난해 10월 퇴사했다.

이씨는 "학창시절 때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다. 중·고등학교 때 6년 동안 전교 1등을 했다"며 "원래 회계사라는 직업을 갖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고, 고3 때 어머니가 아프셔서 전문직종을 가지면 어머니가 기뻐하지 않으실까라는 생각에 회계사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섯 살 때부터 일본에서 생활한 이씨는 "어릴 때부터 특별한 삶을 추구했던 것 같다"며 "그러나 회계법인에 입사한 후에는 내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회계사 중 한 명이라는 생각에 힘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다만 회계사라는 직업이 워낙 바쁜 탓에 그런 고민을 이어갈 틈도 없이 지내다가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로부터 '윤재는 조금 특별한 삶을 살 줄 알았는데…'는 말을 들은 후 '내가 남들 보기에 전혀 특별한 삶을 살고 있지 않구나'라는 생각에 그때부터 마음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그 말을 들은 후 아침에 눈을 떴는데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지'라는 생각과 함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며 "그때부터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이 특별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입사 전에 썼던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에 관한 일기를 우연히 읽었는데, 아침을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시작하고 밤에는 산책하고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문구가 쓰여 있더라"며 "회계법인 때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승진이 조금이라도 늦춰지거나 회사에서의 평가가 좋지 않으면 그 예민함을 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풀고 후회했다"고 했다.

그는 "퇴사 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뒤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됐을 때는 '내 자신이 비참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었는데, 해보니 하나도 비참하지 않고 지금의 삶이 회계사 때보다 훨씬 행복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회계사 때 마지막 연봉이 1억원이었다"며 "퇴사를 앞두고 경제적인 부분이 제일 걱정이었고, 커리어를 포기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는데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을 살면 20~30년 후에 후회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경제적인 불안감을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씨는 "청소를 직업으로 골랐다기보다는 라이프 코칭을 하고 싶어 그 사업을 준비하려고 퇴사한 것"이라며 "거기서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될 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기회가 온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병원 아르바이트와 라이프 코치로서의 삶을 병행하며 지내고 있다.

그는 "퇴사를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당시에는 세상이 회색 필터가 걸쳐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세상이 뽀송뽀송해 보이는 느낌이다.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는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사회가 기대하는 모습대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내가 살고 싶은 삶이 뭔지 모르고 그런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만의 삶을 찾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257 구본준 LX 회장, 아들에게 ‘증여 두 차례 취소 후 재증여’로 100억원 아껴 랭크뉴스 2025.05.26
48256 [속보]윤석열 비화폰 서버 사용자 정보 원격 삭제됐다···경찰 “포렌식 중” 랭크뉴스 2025.05.26
48255 [속보] 경찰, ‘내란 혐의’ 한덕수·이상민 소환조사 랭크뉴스 2025.05.26
48254 경찰, 한덕수·이상민 조사 중‥"CCTV와 진술 달라" 랭크뉴스 2025.05.26
48253 이준석 “단일화 있다면 국힘 후보 사퇴 뿐… 반드시 완주” 랭크뉴스 2025.05.26
48252 [속보] 경찰, 한덕수-이상민 현재 조사 중... "국무회의 당일 진술 달라" 랭크뉴스 2025.05.26
48251 이재명 지적 하루 만에... 민주당 '대법관 100명 증원' '비법조인 임명' 법안 철회 랭크뉴스 2025.05.26
48250 [속보] 경찰, 한덕수·이상민 재소환…“계엄 국무회의 CCTV와 기존 진술 달라” 랭크뉴스 2025.05.26
48249 [속보] 경찰, 한덕수·이상민 조사 중…12·3 내란사태 관련 랭크뉴스 2025.05.26
48248 이준석, '단일화 압박' 국힘에 "후안무치…김문수 사퇴하면 돼" 랭크뉴스 2025.05.26
48247 서울시 "오세훈, 명태균 관련 25일 검찰 출석해 조사" 랭크뉴스 2025.05.26
48246 국힘 단일화 요구에 이준석 “김문수 후보가 사퇴하면 된다”···거부 의사 재확인 랭크뉴스 2025.05.26
48245 직장 동료 결혼 축의금 얼마낼까…이젠 10만원 대세 랭크뉴스 2025.05.26
48244 TK·50대 이상 결집‥50% 이상 "정권 교체" 불변 랭크뉴스 2025.05.26
48243 설난영, 김혜경 SNL 저격에…민주 “품격있게 상대하길” 랭크뉴스 2025.05.26
48242 민주, 대법관 100명 증원·비법조인 임용 법안 철회 랭크뉴스 2025.05.26
48241 ‘물때·곰팡이’ 낀 무등록 작업장서 김치찌개 제조…업체 대표 검찰 송치 랭크뉴스 2025.05.26
48240 이준석 "단일화는 김문수 사퇴뿐‥대선 반드시 완주해 승리" 랭크뉴스 2025.05.26
48239 [속보] 서울시 “오세훈, 명태균 관련 25일 검찰 출석” 랭크뉴스 2025.05.26
48238 이준석 “‘노무현장학금’ 아닌 ‘국비장학금’···노 대통령에게 장학증서 받아” 랭크뉴스 2025.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