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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가 ‘김건희 게이트’로 확전하고 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공천헌금 의혹 수사에서 김 여사의 금품 수수 사건 등으로 비화하면서다. 검찰은 최근 통일교 수장에 이어 김 여사의 비서까지 출국금지 조치하며 김 여사를 향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수사 방향에 따라 김 여사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코인 사기’에서 시작된 건진법사 게이트, 어쩌다 김 여사까지?

사건의 시작은 ‘코인 사기’였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는 유명배우 배용준씨에게서 투자를 받아 ‘욘사마코인’으로 불리는 ‘퀸비코인’ 개발업체를 사기 혐의로 수사하던 중 전씨에 대한 의혹점을 처음 발견했다. 이 업체 실소유주인 이모씨가 2018년 지방선거 때 경북 영천시장 경선 예비후보로 나선 정모 영천농업기술센터 소장을 전씨에게 소개해준 사실이 파악됐다. 검찰은 당시 전씨가 정 소장에게 1억원을 전달받고 윤 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에게 공천을 부탁했다고 봤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전씨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체포하고 서울 서초구 주거지와 강남구 법당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밀봉된 현금 다발이 발견됐다. 각종 공천 청탁의 정황도 나왔다. ‘건진법사 게이트’가 열렸다.

수사가 이어지며 의혹은 김 여사로 뻗어갔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전 고위 간부 윤모씨가 ‘김 여사에게 전달하라’며 전씨에게 60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넨 정황이 발견됐다. 검찰은 지난 4월 전씨 일가를 출국금지하고 윤 전 대통령의 서초동 사저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김 여사 수행비서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외에 샤넬백 등이 명시됐다. 검찰은 샤넬코리아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가방의 판매 이력을 파악한 결과 김 여사의 비서 유모씨가 포착됐다. 유씨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전부터 김 여사와 함께 한 최측근 수행비서다. 유씨는 통일교 측이 구매해 전씨에게 전달한 가방을 두 차례 웃돈을 주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갔다. 교환 시기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4월과 7월이었다. ‘건진법사 게이트’는 ‘김건희 게이트’로 번져갔다.

한학자 총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홈페이지 갈무리


‘청탁의 대가’는 무엇?…통일교 “윤 전 대통령과 국정운영 대화 나눠”

검찰은 통일교 측이 전씨를 매개로 김 여사와 접촉해 해외사업을 벌인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통일교 전 고위 간부 윤씨는 2022년 통일교 행사에서 “윤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국정운영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며 “(윤 전 대통령이) 국가 단위 공적개발원조(ODA) 연대 프로젝트에 동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통일교는 캄보디아 메콩강 핵심 부지에 ‘아시아태평양유니온 본부’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었으나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검찰은 2022년 6월 기획재정부가 제4차 한-캄보디아 ODA 통합 정책 협의에서 대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 지원 한도액을 기존 7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늘리는 기본 약정을 체결한 사실을 주목했다.

통일교 측이 아프리카에 ‘새마을운동 사업’을 수출하는 계획을 세우는 데 김 여사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도 최근 제기됐다. 검찰은 윤씨가 2022년 7월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찍은 사진을 전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을 확보했다. 김 여사의 수행비서 유씨가 전씨로부터 두 번째 샤넬백을 받은 시점이다. 검찰은 2022년 11월 김 여사가 한국을 방문한 케냐 영부인과 환담을 나눈 내용에 주목했다. 당시 김여사는 새마을운동을 언급하며 “최근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새마을운동 도입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유씨를 출국금지했다. 앞서 윤씨는 검찰 조사에서 전씨에게 건넨 금품이 “한 총재의 결재를 받아 이뤄진 것”이라 진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청탐금지법 위반 의혹에 연루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 12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2차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김 여사 ‘피의자’ 전환되나…향후 수사 방향은?

검찰은 전씨가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도 김 여사의 비서가 개입한 것인지 조사할 방침이다. 전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거친 뒤엔 한 총재와 김 여사에 대해서도 직접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일교 쪽도 수사망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 여사 측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건진법사 등으로부터 샤넬가방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통일교 측도 “일부 언론의 내용은 개인의 사적인 동기와 행동일 것이고 통일교의 세계 섭리와는 연관이 없다”고 입장문을 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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