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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지에서 추모객이 참배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당신의 말씀 기억하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묘지 앞 방명록에 한 추모객이 적은 글귀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주제로 엄수됐다.

시민 공모로 선정된 올해 추도식 주제는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6월 제8회 노사모 총회에 보낸 축하 메시지다. 노무현재단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노 대통령 철학을 시민 언어로 다시 기억하고 실천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지에 있는 정치인들의 조화. 김정훈 기자


이른 아침부터 추모객들 발길이 이어졌다. 두 손을 꼭 잡은 노부부,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친구, 연인까지 다양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추모객들은 큰절을 올리거나 사진을 찍으며 여러 방식으로 추모했다.

봉하마을 곳곳에는 바람개비와 리본 등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물결이 가득했다.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 김정훈 기자


묘역 입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주요 정치인들 명의의 조화가 줄을 이었다.

전국에서 찾아온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기대했다.

아내와 함께 캠핑카를 몰고 왔다는 유형모씨(73·경기 고양)는 “노 전 대통령이 보고 싶어서 아침 일찍 왔다”며 “살아 계셨다면 많은 국민에게 힘이 됐을 텐데 그립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서 왔다는 김기녕씨(60대)는 “노 전 대통령께서 생전에 국민 통합과 민주주의를 자주 말씀하셨는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식 주제 영상이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단


오전 11시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묘역에 모습을 보이자, 추모객들은 환호했다. 이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 뒤 묘역에서 참배하고 ‘사람사는 세상의 꿈,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으로 완성하겠다’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오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두 후보는 추도식 전에 대선 토론회 일정으로 상경했다.

배우 김규리의 사회로 진행된 추도식은 오후 2시부터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과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 씨, 우원식 국회의장 등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 노 전 대통령 가족과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우원식 국회의장, 차성수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자리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추도식에 참석했다. 각 정당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집결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23일 오후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 등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을 기렸다.

이해찬, 이병완, 한명숙, 유시민 등 노무현 재단 전·현직 임원들도 참석했다.

추도사는 우원식 국회의장, 문정인 전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낭독했다.

우원식 의장은 “민주주의에는 완성이 없고 역사는 더디지만, 희망의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 이제 우리가 하겠다”며 “대통령님께서 온몸으로 맞섰던 기득권의 벽을 함께 넘어, 정치가 약한 자들의 가장 강한 무기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지 앞 포토존에서 추모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차성수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추도식에는 미안함이나 죄책감이 아닌, 자부심과 당당함을 품은 수많은 시민 노무현들이 함께했다”며 “아직 그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완전한 봄이 올 때까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추도식은 국민의례, 내빈 소개, 추도사, 주제 영상, 추모 공연, 이사장 인사말 등 순으로 1시간 진행됐다. 정치권 인사들은 추도식이 끝난 뒤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차례로 참배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봉하마을에 1만5000여명의 시민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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