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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아마존’ 징둥, 韓 진출 본격화
‘정품 유통’으로 차별화
알리·테무 주춤한 가운데 ‘C커머스 2라운드’ 전망도

C커머스(중국 전자상거래)의 한국 시장 공습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1세대 C커머스 플랫폼이 가성비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지만, 가품·보안 논란과 소비자 피로감이 겹치며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이 가운데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징둥닷컴이 자체 물류 계열사를 앞세워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섰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징둥닷컴 산하 물류기업 징둥로지스틱스(JD Logistics)의 한국 법인인 징둥코리아는 최근 인천과 경기 이천에 자체 운영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국내 시장 진입을 알렸다. 징둥닷컴의 인천 센터는 미국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 물류 대행과 국내 뷰티 기업의 수출을 위한 전용 창고로 사용되고, 이천 센터는 펫(반려동물)커머스 기업 전용 물류센터로 활용된다.

중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징둥닷컴(JD.com) 산하 물류기업인 징둥로지스틱스가 최근 인천과 이천에 자체 물류센터를 마련해 운영을 시작했다. 사진은 이천 물류센터./징동로지스틱스 제공

‘중국판 아마존’ 징둥, 알리·테무와 다른 전략으로 승부
1998년 설립된 징둥닷컴은 직매입·직판매 기반의 ‘아마존식 모델’을 채택해 정품 보장, 익일 배송 등을 앞세워 중국 내 유통 강자로 자리 잡았다. 2023년 기준 매출은 1조1488억위안(약 228조원)으로, 알리바바(1조192억위안), 핀둬둬(3938억위안)를 모두 웃돌았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인 쿠팡(약 41조원)과 비교하면 약 5배 이상의 규모다.

업계에서는 징둥의 한국 진출이 기존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과는 다른 방식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알리와 테무가 초저가 제품 판매 중심이라면, 징둥은 물류센터를 직접 구축하고 12시간 내 배송, 역직구 물류 서비스 등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현지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알리와 테무가 한국을 소비처로 활용하는 데 그친다면, 징둥은 한국을 중국 수출의 공급기지이자 전략적 거점으로 삼으려는 장기적 접근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 또한 최근 신세계그룹과 5대5 비율의 조인트벤처(JV) 설립에 합의하며, 국내 물류망 확보와 판매자(셀러) 지원 체계 구축에 나선 상태다. 테무도 플랫폼을 전면 개방하고 한국 판매자 모집을 확대한다. 기존 초청 방식을 통해 진행한 시범 운영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돌입하기 위해서다. C커머스 1세대 플랫폼들 역시 물류와 판매자 확보를 통한 ‘현지화 2단계’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미국에서 강화되고 있는 대중 규제를 우회하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및 홍콩발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 철회를 포함한 고강도 통상 압박을 예고했으며, 이에 따라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은 미국 대신 한국 등을 새로운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계 e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알리익스프레스 제공

초저가 공세 넘어 물류 경쟁 중심 2막 열려
아울러 징둥이 내세우는 ‘정품 중심 전략’은 기존 C커머스와의 뚜렷한 차별점이다. 알리·테무 등은 초저가 정책으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었지만, 개인정보 유출·가품·유해 물질·배송 지연 등의 문제로 소비자 신뢰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 기존 1세대 C커머스 플랫폼들은 정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4월 기준 MAU(월간활성이용자수)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3339만 명으로 1위를 지켰고, 2위는 893만 명의 11번가가 차지했다. 알리익스프레스(880만 명)와 테무(847만 명)는 3·4위로 밀려났다. 이는 올해 초 알리·테무가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순위가 역전된 셈이다.

특히 징둥이 한국을 단순한 판매 시장이 아니라, 물류를 직접 운영하는 ‘풀필먼트 기지’이자 한국산 제품을 중국으로 보내는 ‘역직구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점은 기존 중국 C커머스 기업들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단순 소비자 대상의 B2C 판매를 넘어, 국내 브랜드를 겨냥한 B2B 서비스와 국경 간 물류 경쟁까지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쿠팡의 경우, 당장의 시장 점유율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징둥의 존재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징둥이 역직구 물류와 브랜드 유치에 속도를 낼 경우, 쿠팡이 키우고 있는 자체 브랜드, 글로벌 풀필먼트 사업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징둥은 물류 운영과 정품 유통을 앞세워 기존 C커머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이제 한국 시장 진출도 초저가 경쟁을 넘은 ‘2막’에 접어들었고, 쿠팡을 비롯한 국내 플랫폼들도 새로운 방식의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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