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24일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12·3 불법계엄 선포문과 포고령 등 계엄 관련 문건을 민간인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2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2월11일 ‘비상계엄 관련 문건들과 노상원 작성 문건들의 유사성 검토’라는 제목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 검찰은 이 보고서에서 “계엄 관련 문건들에는 날짜와 시점 표기 방식 등의 특이점이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이러한 공통점은 노상원이 작성한 문건들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며 “비상계엄 관련 문건들을 노상원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다.

계엄 선포문, 포고령 1호,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달된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문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인사 발령을 위한 국방부 일반명령 문건 등과 노 전 사령관이 작성한 문서들의 제목·목차 표시 방식 등이 동일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 근거다. 노 전 사령관은 단락을 구분할 때 ‘■ → ▲ → o → ―’ 순서로 표시했는데, 이러한 표기 방식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직후 국방부 인사기획관에게 전달한 ‘국방부 일반명령’ 문건에도 등장한다. 노 전 사령관은 ‘o’ 표시는 한글 프로그램 특수문자 중 라틴 표기를 활용했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 전 부총리에게 전달한 비상입법기구 문건에도 같은 부호가 사용됐다.

계엄 선포가 임박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문 등을 보고하던 시점에 노 전 사령관이 국방부 장관 공관을 방문한 점도 노 전 사령관이 계엄 관련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심을 키운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검찰에서 “2024년 12월1일 오전 윤 대통령에게 관사에서 직접 작성한 계엄 선포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초안을 보고했고, 수정·보완해 12월2일 저녁 최종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같은 시점에 노 전 사령관도 공관에 머문 사실이 수사에서 드러났다.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이 만든 문건을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에 배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검찰은 계엄 관련 문건들을 직접 컴퓨터로 작성했다는 김 전 장관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본다. 김철진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은 검찰에서 “김 전 장관이 집무실에서 워드 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12월15일 경기 안산시에 있는 노 전 사령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이 적힌 수첩과 함께 국방부·합참 주요 보직자의 비화폰 번호, 대장 4명과 중장 20명의 프로필 등이 담긴 ‘국방 인사전략 방향’이란 제목의 문건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의 ‘비선 기획자’란 의심을 받는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심취했던 부정선거론을 밝히기 위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계엄사 합수본 제2수사단 설치 임무를 지휘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으로 지난 1월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진급 인사 청탁을 명목으로 김봉규 정보사 대령,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으로부터 각각 2100만원과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도 지난 16일 추가 기소됐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진급을 수시로 언급해 김 대령, 구 준장을 포함한 현역 군인들을 계엄 실행에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315 “못 걷는다” 25년간 거짓말…산재보험금 18억 타낸 70대 결국 랭크뉴스 2025.05.24
47314 '43억 횡령' 황정음, 전 남편이 18억 부동산 가압류…무슨 일 랭크뉴스 2025.05.24
47313 美 법원 “하버드대 외국학생 등록 차단 조치 효력 중단” 랭크뉴스 2025.05.24
47312 토할 때까지 입 막았다…CCTV 담긴 장애아동 충격 학대 랭크뉴스 2025.05.24
47311 권영국 “부정선거 음모론 동조하나” 김문수 “윤석열이 의혹 제기한 것” 랭크뉴스 2025.05.24
47310 호주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 남쪽 바다서 규모 6.1 지진 랭크뉴스 2025.05.24
47309 美법원, 연방정부 '하버드대 외국 유학생 등록 차단' 중단 결정 랭크뉴스 2025.05.24
47308 尹 손바닥 '王' 패러디? 토론회에 '民' 쓰고 나온 권영국, 무슨 뜻 랭크뉴스 2025.05.24
47307 김문수, TV토론 뒤 “이재명 문제 많아 쏘는 대로 다 명중” 랭크뉴스 2025.05.24
47306 이재명 "연금개혁 안 한 것보다 낫다"…이준석 "숫자만 바꾼 가짜개혁" 랭크뉴스 2025.05.24
47305 "형수 욕" "소방관 갑질" "망상"…120분 네거티브에 정책검증 실종 랭크뉴스 2025.05.24
47304 트럼프 싫어서?…영국 시민권 신청한 미국인 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5.05.24
47303 제21대 대통령 선거일, '택배 없는 날?'…쿠팡, 로켓맨도 투표장으로 랭크뉴스 2025.05.24
47302 두 번째 TV토론‥네거티브·비방 신경전 랭크뉴스 2025.05.24
47301 이재명 "이젠 구조개혁" 김문수 "자동조정장치" 이준석 "청년부담" 랭크뉴스 2025.05.24
47300 이재명, 부정선거 동조 지적에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말한 것”[대선 토론] 랭크뉴스 2025.05.24
47299 “어린이 만성병, 역사상 가장 심각”…美 경고한 ‘두 가지’ 랭크뉴스 2025.05.24
47298 미 법원 "트럼프 행정부, 하버드 '외국인 유학생 차단' 중단" 일시 제동 랭크뉴스 2025.05.24
47297 트럼프 “6월부터 EU에 50% 관세”…中보다 높은 관세 위협 랭크뉴스 2025.05.24
47296 이준석 “매너 없음이 전략…젠틀한 유승민 봐라, 관심 식어” 랭크뉴스 2025.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