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국기지만, 그간 정치판에선 보수가 점유해오다시피 했다. 보수 지지층들이 광장에 태극기를 들고나오는 ‘태극기 부대’란 표현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대선을 2주가량 앞두고 다른 풍경이 목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태극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외려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수도권 표심 잡기에 나선 지난 20일 오후 경기 파주시 금릉역 중앙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 후보의 선거 유세복장 왼팔엔 작은 태극기가 수놓아져 있다. 태극기 문양과 함께 전국을 누비는 셈이다. 유세복을 입을 수 없는 TV토론회와 각종 행사장에선 왼쪽 옷깃에 태극기 배지를 단다. 그가 태극기 배지를 처음 단 건 2023년 8월이다.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를 방류한 데 대한 유감 표명 차원이었다.

통상 진보진영은 국가의 상징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다르다. 김윤덕 선대위 총무본부장은 10일 이 후보를 대신해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대선에서 승리해 진짜 태극기를 되찾겠다”라고 했다.

실제 21일 이 후보가 유세한 인천 남동구 구월 로데오광장에는 집회 시작 전부터 대형 태극기 하나가 펄럭였다. 이 대형 태극기는 최근 이 후보의 수도권 유세 현장에서 자주 목격된다. 이런 당의 움직임에 지지자들도 호응하는 추세다. 손에 작은 태극기를 든 유세 참석자들이 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경기 김포시 사우문화체육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반면, 김문수 후보는 태극기 이미지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유세복은 당 상징색인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야구 유니폼이다. 젊음과 역동성을 강조해 청년과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차원”이라고 했지만 ‘태극기 집회’로 상징되는 김 후보의 강성 보수 이미지를 벗어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 나서면서 강성 보수의 이미지가 강해졌다. 2020년 1월엔 “광화문과 시청, 청와대 앞에서 (집회했던) 태극기 세력이 함께하는 큰 정당을 만들겠다”며 극우 성향의 전광훈 목사와 자유통일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중도층 표심이 성패를 가르는 대선에서 이런 강성 이미지는 부담이다. 김 후보 측은 “자유통일당을 나오면서 전광훈 목사와 관계는 정리됐다”며 “광장에 나섰던 김문수가 아니라 노동 운동에 투신하고 정치에 처음 뛰어든 깨끗한 김문수를 앞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후보도 21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 국민의힘은 전광훈 목사 쪽과 특별한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 유세 현장에도 태극기나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이 줄었다. 양손에 태극기와 성기를 든 지지층에 대해서도 선대위 관계자는 “유세본부와 당협에서도 태극기를 지참하라는 주문을 전달한 적 없다”며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당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363 '지귀연 삼겹살 합성사진' 올린 박수영…민주당 고발 나섰다 랭크뉴스 2025.05.22
51362 제주 시내 중학교에서 40대 남자 교사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5.22
51361 [단독] 中 뷰티시장 살아나자…아모레, 공장 더 돌린다 랭크뉴스 2025.05.22
51360 손학규 "'김문수 돕자' 제안하자 한덕수 '자연인으로 살겠다'" 랭크뉴스 2025.05.22
51359 "농심 컵라면 1개에 140원" 심야의 알람은 실화였다...난리 난 쿠팡 랭크뉴스 2025.05.22
51358 이준석 “향후 일주일, 이재명 대항마 가릴 준결승…마법 일어날 것” 랭크뉴스 2025.05.22
51357 머스크 “테슬라 실적 반등...정치후원은 크게 줄일 것” 랭크뉴스 2025.05.22
51356 [단독] 인천 중구서 이재명 후보 선거 벽보 훼손‥용의자 추적 랭크뉴스 2025.05.22
51355 트럼프에 공개 모욕당한 남아공 대통령 "줄 비행기 없어 죄송" 랭크뉴스 2025.05.22
51354 양향자 "당권 거래 친윤 밝혀라"…이준석 "당권 주겠단 사람 없다" 랭크뉴스 2025.05.22
51353 스트레스 1위는 '직장'···둘 중 한 명은 "말 안 통해 스트레스" 랭크뉴스 2025.05.22
51352 경찰, SPC삼립 시화공장 센터장 등 7명 입건…사망사고 수사 속도 랭크뉴스 2025.05.22
51351 “마크롱 ‘뽀시래기’ 시절?” EU 정상들 폭소 터졌다 랭크뉴스 2025.05.22
51350 이재명, 인천서 65분 격정 유세… “목 찔린 상대 두고 장난해서야” 랭크뉴스 2025.05.22
51349 재외투표 시작됐는데 공약집도 안 나온 대선···시민사회 “유권자 무시하나” 랭크뉴스 2025.05.22
51348 법원, ‘콜 몰아주기’ 카카오모빌리티 200억 원대 공정위 과징금 취소 랭크뉴스 2025.05.22
51347 北, 동해상 순항미사일 수 발 발사…군 "사전 인지해 대비"(종합) 랭크뉴스 2025.05.22
51346 서울 지하철 첫차·막차 당긴다…“새벽 노동자 약자동행” “우리는?” 갑론을박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5.22
51345 하루 만에 지지 후보 갈아탄 김대남···민주당 속도전식 영입 전략 ‘경고등’ 랭크뉴스 2025.05.22
51344 故이선균에 3억 뜯은 여실장…"직업 탓에 과도한 비난" 최후진술 랭크뉴스 2025.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