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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이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정부 지출 및 지역화폐 사용 등으로 ‘돈이 도는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든 비유가 6·3 대선을 앞두고 연일 회자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이 비유를 “호텔경제학”이라고 이름 붙인 뒤 비판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재명 후보의 비유가 극단적 사례여서 곡해될 여지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비유가 전하려는 전반적 메시지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특정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공격하는 것은 ‘의도적인 비틀기’라는 시각도 있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18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호텔경제학이라고 들어보셨냐”며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은) 돈이 사라지지 않고 ‘한계소비성향이 1(소득 전부를 소비로 사용)’로 계속 돈다. 무한 동력인가”라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가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8년 전 자신이 주장했던 내용을 되풀이하면서 든 비유를 지목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유세에서 “돈이 도는 걸 경제라고 한다. 돈이 팽팽팽 돌면 돈의 양이 적어도 경제가 활성화된다”며 가상의 사례를 제시했다. ‘한 여행객이 동네 호텔에 10만원의 예약금 지불 →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식품가게 외상값 10만원 지불 → 식품가게 주인은 10만원어치 치킨 구매 → 치킨집 주인은 신발가게 외상값 10만원 지불 → 신발가게 주인은 빵 10만원어치 구매 → 빵가게 주인은 호텔 외상값 10만원 지불→ 호텔은 여행객의 예약 취소로 10만원 환불’로 요약되는 내용이다.

이재명 후보는 2017년에도 이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지지자가 이를 재구성해 만든 그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지가 그린 경제순환 이미지. 이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후보는 지역화폐가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돈이 도는 효과’를 비유를 들어 설명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돈이 도는 효과’를 경제학에선 ‘승수효과’라고 부른다. 승수효과란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정부의 지출이 경제 활성화를 유도해 국민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이재명 후보의 비유 중 가장 크게 공격받은 대목은 ‘여행객이 나중에 예약을 취소해도 효과가 있다’는 가정이다. 처음엔 돈이 돌았다 해도 다음엔 호텔 주인이 예약 취소 가능성 때문에 돈을 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가게 주인들이 들어온 10만원을 모두 쓰진 않는다며 공세를 벌이고 있다. 결국 ‘호텔경제학’ 논란의 기저에는 이재명 후보의 지역화폐 정책이 소비 진작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적극적 재정정책이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등에 대한 시각 차이가 깔려 있는 셈이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극적인 표현을 위해 예약 취소를 강조한 건 자승자박으로 보인다”면서도 “예약 취소 부분만 없다면 승수효과를 설명하는 전형적 방식이다. 이 비유가 이렇게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놀랍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재명 후보 비유는 처음 들어온 돈이 빠져나가도 효과가 있다는 걸 강조하려는 우화로 보인다”며 “다만 우화가 아니라 이론 차원에서 접근하면 돈이 빠져나갈 경우 경제 생태계 균형이 만들어지지 않아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순환을 강조한 우화는 우화 차원에서 교훈을 얻으면 되는데 다들 지나치게 정색하고 있다”고 짚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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