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1일 ‘방탄 유세’를 비난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목이 찔린 상대 정치인을 두고 장난해서 되겠나”라며 “총에 맞아 죽지 않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진정한 민주 국가를 우뚝 세우자”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 유세에서 방탄유리 내부에 들어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부평역 광장 유세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반란과 내란이 계속되고 정적 제거 음모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방탄유리를 설치하고 경호원들이 경호하는 가운데 유세를 해야 하는 것이 이재명과 민주당의 잘못인가. 이게 비아냥거릴 일인가”라고 했다. 또 “반성해도 모자랄 자들이 국민을 능멸하고 살해 기도에 목이 찔린 상대방 정치인을 두고 그렇게 장난해서 되겠나”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 근대사에서 여러 가슴 아픈 죽음들이 있었다”며 최근 유세에서 언급했던 ‘조봉암 사법 살인’과 ‘김구 피살’, ‘장준하 사망 사건’ 등을 다시 거론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누구도 사법 살인을 당하지 않고, 칼에 찔려 죽지 않고, 총에 맞아 죽지 않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진정한 민주국가를 세우자”고 했다.

이 후보는 “이렇게 총으로, 칼로, 법으로, 펜으로 밟히면서도 멀쩡하게 살아 여러분 앞에 서 있는 것은 바로 위대한 국민 때문”이라며 “다시 정상적인 출발을 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여러분의 투표지만이 열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청라 유세에서도 “방탄막을 설치했다고, 경호원이 옆에서 지킨다고 저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국민은 누구나 비난할 자격이 있지만, 국민의힘은 이 사태를 만든 책임자이기 때문에 결코 암살 위협에 대해 실제 피해를 당했던 이재명을 비난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주권자의 주권을 행사하는 신성한 선거에서 물리적 폭력, 정적 암살을 시도하는 이런 어둠의 세력들은 국가 공동체를 파괴하는 반드시 제거돼야 할 세력”이라며 “다시는 조봉암과 같은 사람을 잃지 말자”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 현장에서 최근 논란이 됐던 ‘호텔 경제론’을 다시 꺼냈다. 그는 “10만원이라도 돈이 왔다 갔다 돌면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얘기를 이상하게 꼬았다”면서 “이해를 못하는 것이라면 바보고, 곡해를 하는 거라면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지역화폐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금 같은 위기에는 돈을 쓰려 해도 돈이 없다. 미국은 대공황에 빠졌을 때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쓸 데 없는 댐을 만들었고, 그렇게 돈이 돌았다”며 “지역화폐 10만 원을 지급해 어딘가에 쓰게 하고 돈을 돌게 하는 게 정부가 불경기에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인천=이주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