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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원 USB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 문건 발견
윤 검찰총장 사퇴·국힘 입당 행보와 상당 부분 겹쳐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24일 아침 서울 은평구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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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의 ‘민간인 비선’으로 꼽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부터 대통령 당선 계획을 짠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 모두 수사·재판 과정에서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을 비선으로 돕고 있다”고 말한 사실도 확인됐다. 두 사람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노 전 사령관이 윤석열 정부에서 비선으로 국정에 관여하며 내란 이후 상황까지 기획했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겨레는 20일 노 전 사령관이 2020~2021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 파일인 ‘식목일행사계획’ ‘YP(와이피, ‘윤석열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입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2020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는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짧은 사퇴 입장을 내놓으며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밝힌 바 있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국민의힘의 영입 제안을 받고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도 다수 포함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씨가 작성한 문건의 내용과 윤 전 대통령의 행보가 상당 부분 겹치는 셈이다.

노씨는 수사기관에서 이 문건을 자신이 작성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작성 이유와 목적에 대해선 모두 진술을 거부했다. 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몇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스스로 안 본다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선 노씨가 비상계엄 선포 전날인 지난해 12월2일 ‘윤 대통령을 비선으로 돕고 있다’고 한 지인과의 통화 내용도 확인돼,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장관을 통해 윤 전 대통령과 연결된 뒤 비상계엄 선포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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