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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 구멍나 해수와 연료 섞이는 문제
방사청 “배관 외부로 빼도록 설계변경”

한화오션이 설계하고 건조한 해군의 3100톤(t)급 호위함(護衛艦) 여러 척에서 배관에 균열이 생기는 결함이 발견됐다. 결함이 발견된 호위함들은 수리를 마친 뒤 정상 운용되고 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방사청)은 결함이 생기지 않은 호위함도 같은 배관이 사용된 만큼 배관과 구조를 변경하고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2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대구급 호위함 1척에서 배관 결함이 최초 발생했다. 이 배관은 평형수(선박의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배 안에 채워 넣는 물)가 지나는 통로인데, 연료탱크를 관통해 지나가도록 설계돼 있다. 배관으로 많은 양의 해수가 지나면서 구멍이 생겼고 여기서 새어 나온 해수가 연료탱크에 들어가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대구급 호위함인 경남함이 해군의 전 해역 해상훈련에 참가했다. /해군 제공

이 대구급 호위함(FFG·Frigate Guided Missile)은 첫 호위함 사업인 울산급(1000t) 호위함을 대체하기 위해 시작된 울산급 배치(Batch)-Ⅱ 사업이다. 배치란 같은 종류로 건조되는 함정 묶음을 뜻하고, Ⅰ~Ⅲ으로 갈수록 성능 개량이 이뤄진다.

배치-Ⅰ은 대구급보다 작은 인천급(2500t)이다. 대구급 호위함은 지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약 3조원을 들여 총 8척이 건조됐다. 2011년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를 했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각 씩 나눠 건조했다.

이 8척 중 최초 문제가 생긴 호위함을 비롯해 절반 이상에서 비슷한 문제가 생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청에 따르면 2011년 한화오션이 기본 설계를 할 당시에는 구리·니켈 합금 재질의 배관이었는데, 추후 스테인리스로 설계가 변경됐다.

설계 과정에서 배관의 재질을 교체하는 건 방사청이나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의 승인 사항이 아니어서 한화오션이 자체적으로 바꾼 것이다. 최초 결함이 생긴 호위함에는 기본 설계 시 변경된 스테인리스(SUS316L)가 아닌 승인받지 않은 다른 재질의 스테인리스(SUS304L)가 일부 사용됐다.

승인받지 않은 스테인리스가 사용된 배관이 사용된 건 전체 131m 중 1.6m 정도다. 한화오션은 협력 업체가 착각해 다른 스테인리스 배관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6m 단위로 공급하는데, 배관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협력 업체에서 다른 배관을 쓴 것”이라고 했다.

부식에 잘 견디는 구리·니켈 배관을 사용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구리·니켈 배관을 쓰면 연료에 오염되고 침전물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고, 당시엔 스테인리스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다른 재질의 배관이 쓰인 건 1척에 불과했지만, 다른 호위함에서도 스테인리스 배관에 구멍이 생겨 해수가 연료탱크에 들어가는 문제가 발견됐다. 이 호위함의 배관에는 SUS316L이 사용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부식에 잘 견디는 재질로 된 스테인리스(SUS316L)가 사용된 다른 호위함에서도 구멍이 생겼다. 현재 문제가 생기지 않은 다른 호위함들도 연료탱크를 우회하도록 배관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대구급 호위함인 경남함이 해군의 전 해역 해상훈련에 참가했다. /해군 제공

해군은 문제가 생긴 호위함 중 한 척을 자체 수리했다. 배관이 연료탱크를 관통하지 않도록 배관을 우회 설치한 것이다. 다른 한 척은 한화오션과 해군이 절반씩 수리했고, 한화오션은 문제가 발견된 다른 호위함들도 7월과 10월에 무상으로 수리할 예정이다.

군, 방사청, 각 업체는 스테인리스가 사용된 경위를 파악하고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기술 검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확한 경위가 파악돼야 호위함 수리비를 누가 부담할지 정할 수 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호위함은 한화오션이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지만,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호위함의 수리비는 누가 부담할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 8척의 배관 교체 비용은 수십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스테인리스가 사용된 경위에 대해서는 한화오션과 방사청 간 입장이 다르다. 한화오션은 설계를 바꾸면서 보고 등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고, 방사청은 그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다. 배관 재질 변경이 방사청이나 기품원의 승인 사항은 아니지만,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쟁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설계대로 호위함을 건조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수리 비용과 귀책 여부 등에 관해 법률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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