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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엘레오노라 로페스 변호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후 11시쯤 엘살바도르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있다. 엘살바도르 검찰 엑스 갈무리


미국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 이주민을 돕던 인권 변호사가 엘살바도르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정책 비판에 앞장서온 인물로, 엘살바도르 검찰은 그가 지난 정권의 횡령 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중미 지역 인권단체인 크리스토살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일요일(18일) 오후 11시쯤 루스 엘레오노라 로페스 변호사가 자택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며 “로페스 변호사가 현재 어디에 구금돼 있는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전혀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엘살바도르 당국이 그의 위치를 ​​공개하거나 변호사 접견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적법절차, 법적 방어권, 사법 보호에 대한 국제 기준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토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엘살바도르로 추방한 250명 이상의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을 돕는 인권단체로, 로페스 변호사는 이 단체의 부패방지 프로그램 최고 책임자를 맡고 있다.

엘살바도르 검찰은 엑스에 “로페스 변호사가 과거 살바도르 산체스 세렌 대통령 재임 시절(2014∼2019년) 공직에 있을 때 벌어진 횡령 사건에 연루됐다”고 말했다.

로페스 변호사는 부켈레 정부의 치안 정책을 가장 노골적으로 비판했던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부패 척결을 위한 헌신과 인권 증진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영국 BBC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선정됐다. AP통신은 “로페즈 변호사가 크리스토살에서 반부패 감시 활동가를 이끌며 정부 당국과 관련한 수십 건의 보고서 작성과 소 제기 등을 진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로페스 변호사는 부켈레 정부의 부패 또는 직무유기 혐의 사건의 선두에서 문제를 제기해온 인물이라고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로페스 변호사는 정부의 코로나19 팬데믹 자금 운용 관련 의혹과 엘살바도르 대형 교도소 ‘세콧(CECOT)’ 건설로 인한 지역 수질 오염 문제와 관련한 소송을 이끌고 있다. 정치분석가 나폴레옹 캄포스는 NYT에 “이번 체포는 오히려 인권 침해, 환경 운동가에 대한 괴롭힘, 그리고 부켈레 정권의 시민 사회에 대한 전방위적 공격이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갱단과의 전쟁’을 이유로 여대야소 국회의 지지를 등에 업고 2022년 3월부터 3년 넘게 비상사태를 이어오고 있다. 비상사태하에서 군·경은 ‘문신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주민을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데, 로페스 변호사는 이에 대해 반인권적 폭력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크리스토살은 “로페스 변호사가 심각한 인권침해를 유발하는 그 범죄의 피해자가 됐다”고 했다.

한편 보수 성향의 미국 연구기관 케이토 연구소는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체류자’로 규정해 추방한 베네수엘라 남성 중 최소 50명이 미국에 합법 입국한 이들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케이토 연구소가 “수십 명의 합법 이민자들이 지위를 박탈당한 채 엘살바도르에서 수감됐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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