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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정치문화 지형 조사 발표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교회가 극단적 정치이념에 경도된 집단이란 오명과 달리, 실제 개신교인의 정치 성향은 ‘중도’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관련 정치 현안에 대한 인식도 극단적 성향과는 거리가 있었으며, 교회가 거리로 나서는 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비상계엄 이후 일부 개신교인의 정치 참여가 과잉 대표되면서 전체 교회가 해당 이념으로 낙인찍히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대표 지용근) 한반도평화연구원(원장 조동준)은 19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한국 개신교의 정치문화 지형 조사 발표와 함의’를 주제로 특별공동포럼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목데연 주관으로 지난달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인 8~25일 전국 개신교인 1000명과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한국교회의 정치 지형은 중도와 보수가 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 성향을 묻는 말에 ‘중도’란 답변이 37.8%로 가장 많았다. 보수(22.9%)와 진보(21.4%)가 뒤를 이었고, 매우 보수(13.5%)와 매우 진보(4.3%) 순이었다. 목회자의 경우 보수란 답변이 33.2%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진보(29.6%)란 답변도 높게 나타났고, 일반 성도와 견주어 중도(20.3%)란 답변은 비중이 약간 낮았다. 이어 매우 보수(12.9%) 매우 진보(4.1%) 순이었다(그래픽 참조).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은 ‘한국 개신교는 극우인가? 현상과 과제’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교회 안의 중도 다수가 침묵한 채 주변부로 밀려나면서 극단적 시각이 교회를 대표하는 듯한 구조가 형성됐다”며 “이제는 건강한 다수의 존재를 자각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회복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한 인식도 편중된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해 ‘잘못된 조치’라고 응답한 비율은 성도 74.2%, 목회자 78.9%로 나타났다. 정당하다는 답변은 성도와 목회자가 각각 18.0%와 18.8%에 그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에 성도의 69.0%, 목회자의 69.7%가 정당하다고 응답했는데, 잘못됐다고 답한 비율은 성도의 경우 24.6%, 목회자 26.6% 수준이다.

개신교 내 극단적 정치 이념 성향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유튜브 등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적 견해 형성에 영향을 준 매체를 묻는 말에 ‘매우 보수’ 성향 성도의 43.6%, 목회자의 54.8%가 ‘정치 유튜브’라고 답변해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이념과 상관없이 성도 60.4%와 목회자 64.4%가 ‘언론의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교회 예배 속 정치적 표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정치적 설교와 기도가 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묻는 말에 성도의 46.6%와 목회자의 56.4%는 ‘부정적’이라고 답변했다. 긍정이라고 답한 비율은 성도의 경우 27.3%와 목회자 31.2%를 기록했다.

한반도평화연구원장인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개신교가 통념처럼 ‘극단적 정치 이념’에 몰려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개신교인은 어느 특정 정당의 정치에 매몰되지 않으며 우파 광장정치의 전위대도 아니다. 비상계엄 이후 광장 참여는 이념 정체성에 따라 달라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교회가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려면 그 자유가 과연 다양성과 인권의 가치까지 포용하는지를 돌아봐야 한다”며 “교회가 특정 정치 진영을 대변해선 안 되며, 하나님 나라는 어떤 정치 이념으로도 완전히 담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침묵하는 다수의 교인이 건강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회 안에 안전한 대화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자로는 안교성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장과 김나래 국민일보 사회부장이 참여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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