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미아동 마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김성진이 1일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북구 미아동 마트에서 흉기로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김성진(32)이 사이코패스로 판명됐다. 검찰은 김성진의 범행을 '이상동기 범죄'로 규정해 그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최준호)는 19일 김성진을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성진은 지난달 22일 오후 6시 20분쯤 서울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60대 여성 1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마트 직원인 40대 여성 1명을 살해하려다 '살려달라'는 피해자의 애원에 공격을 중단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60대 여성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고, 40대 여성은 중상을 입었다.

검찰은 범행 당시 오른쪽 손가락 골절상으로 정형외과에 입원해 있던 김성진이 환자복을 입은 채 마트에 진열돼 있던 흉기 포장지를 뜯어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들에게 휘둘렀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개인적 사정만을 이유로 전혀 알지도 못하던 피해자들을 상대로 '이상동기 살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짚었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찰청 통합 심리분석, 서울경찰청 프로파일링 분석,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 수법 등에 대해 최대한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분석 결과는 밝히지 않아 향후 재판 과정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김성진이 사이코패스에 해당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달 김성진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실시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여성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여성혐오 범죄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성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다. 총 20문항, 40점 만점으로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칼부림 직후 김성진은 사용한 흉기를 가게 앞 매대의 과자 사이에 둔 채 자리를 떴고, 옆 골목에서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또 "여기 위치 추적해보시면 안 되느냐"라며 자신의 범행을 경찰에 자진 신고한 뒤 현행범 체포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9일 홈페이지에 실명과 나이, 얼굴 사진 등 김성진의 신상을 공개했다.

한국일보

강지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