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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불타 5억원 피해…재판부 "꽁초 버린 건 피고인이 유일"


담배꽁초
[연합뉴스TV 제공]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한낮 수억원의 재산 피해를 낸 식자재 창고 화재의 원인이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때문이라는 재판부의 판단이 나왔다.

법정에 선 흡연자는 "분명 꽁초를 밟아서 불을 껐다"며 다른 발화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화재 보고서 등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문주희 부장판사)은 실화 혐의로 기소된 식자재 창고 거래처 직원인 A(51)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8월 2일 오후 4시 3분께 전주시 덕진구의 한 공터에 불이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를 버려 인근 식자재 창고 등을 태운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불은 창고 건물(323㎡)과 그 안에 있던 식재료, 컨테이너 등으로 번져 4억9천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약식기소했으나 A씨는 무죄를 주장하면서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창고 근처에서 담배를 피운 다음에 꽁초를 밟아서 불을 껐다"며 담배꽁초 투기와 화재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날씨가 무더웠던 점 등을 근거로 고인 물의 집광 효과(돋보기 원리)로 자연 발화하는 '수렴(收斂) 화재'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화재 조사·감식을 맡은 소방관과 경찰 수사관의 보고서 등을 근거로 변호인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먼저 다른 발화 요인에 대해서는 "전주덕진소방서 소속 소방관은 '수렴 화재가 발생하려면 비닐 등에 물이 고여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CCTV에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경찰도 반사 및 집광을 이룰 수 있는 비닐과 종이상자 등 가연물의 거리가 떨어져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의 수렴 화재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고 주변 CCTV 영상을 보면 피고인이 현장을 이탈한 지 약 3분 만에 연기가 나고 5분 만에 화염이 발생한다"며 "트럭이 동선을 가리고 있기는 하지만, 피고인이 트럭 뒤쪽에서 나올 때 손에 담배가 없는 점으로 미뤄 그 부근에 꽁초를 투기한 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함께 흡연했던 식자재 창고 직원은 쓰레기통에 담배꽁초를 버린 게 CCTV 영상을 통해 확인된다"며 "따라서 불이 나기 전 발화장소 부근에서 담배꽁초를 버린 사람은 피고인이 유일하며 다른 사람이 화재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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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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