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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로고.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북 익산에서 숨진 60대 여성이 남긴 짧은 쪽지 한 장이 비극적인 모녀의 삶을 세상에 알렸다. 딸의 죽음을 알리는 마지막 메시지는, 오랜 투병과 생활고 속에서 고통을 견뎌온 이들의 현실을 드러냈다.

19일 익산경찰서와 익산시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쯤 익산시 모현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6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몸에는 집 열쇠와 함께 손바닥 크기의 쪽지가 붙어 있었다. 쪽지에는 “하늘나라로 먼저 간 딸이 집에 있다”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쪽지 내용을 토대로 A씨의 주거지를 확인했고, 약 600m 떨어진 아파트 방 안에서 20대 딸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딸도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힘겨웠던 삶에 관한 내용 등을 문서 형태로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남긴 문서의 작성 시점 등을 근거로, 그녀가 지난 3월 말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녀는 모두 지병을 앓고 있었으며, 기초생활수급자로 월 120여만원을 지원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연락이 끊긴 큰딸이 소득이 생기면서 긴급복지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후 주거급여 20만원을 제외한 생활·의료 급여 약 100만원을 더는 받지 못하게 됐다. 병원비 부담은 갈수록 커졌고, B씨는 결국 먼저 생을 마감했다. A씨는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사망 경위가 비교적 명확하다고 보고, B씨에 대해서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녀 모두 투병 중이었고, 생활고에 시달린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며 “구체적인 사적 사안은 밝히기 어렵지만, 복합적인 어려움 끝에 벌어진 안타까운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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