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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망월지에서 태어난 새끼 두꺼비들이 최근 서식지인 욱수산 일대로 이동하고 있다. 수성구 제공


과거 수문 개방에 따른 올챙이 집단 폐사로 개체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던 ‘망월지’에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성체 두꺼비가 찾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대구 수성구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에 알을 낳기 위해 욱수산에서 내려온 성체 두꺼비 개체 수를 확인한 결과 예년과 비슷하게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수성구는 “올해 산란을 위해 망월지를 찾은 두꺼비 수는 1000여 마리며 이중 250~300마리가 암컷”이라고 밝혔다. 망월지 인근 욱수산은 두꺼비의 서식지로 매년 2~3월쯤 이 산에서 1000여마리가 내려와 암컷 1마리당 1만여 개의 알을 낳는다.

당초 수성구는 올해 망월지에서 태어나는 새끼 두꺼비 개체가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3년 전 수문을 개방하면서 극소수의 새끼 두꺼비들만 살아남으면서 이들이 성체가 되더라도 극소수만이 저수지를 찾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망월지 지주 등으로 구성된 수리계 관계자들은 지난 2022년 4월 일방적으로 수문을 개방했다.

수성구가 환경부로부터 두꺼비 집단 서식지 및 산란지인 망월지 일대를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건축물 허가 등의 규제가 생길 것으로 보고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구는 파악했다.

2022년 4월24일 대구 수성구 망월지 수위가 급격히 낮아진 탓에 올챙이들이 폐사 위기에 처해 있다. 백경열 기자


2022년 4월26일 대구 수성구 망월지의 물이 말라 곳곳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백경열 기자


당시 올챙이 수백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었다.

수성구는 당초 망월지와 인근 두꺼비 서식지에 대한 정밀생태조사를 벌여 그해 3월 14~25일 성체 두꺼비가 망월지에 낳은 알을 328만5000~365만개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후 수문 개방으로 추정치의 0.05%인 약 1680마리의 올챙이만 살아남은 것이다.

이에따라 올해 망월지를 찾는 성체 두꺼비의 수도 급감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두꺼비가 망월지로 돌아왔다.

수성구는 현장조사 결과 망월지에서 태어난 두꺼비가 욱수산으로 터전을 옮긴지 약 3년만에 다시 망월지로 알을 낳으러 온 것을 확인했다.

수성구 관계자는 “일단 올해는 고비를 넘긴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앞으로의 상황도 잘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두꺼비의 수명이 20~30년쯤 되는데 욱수산에서 기존에 서식 중이던 성체들도 올해 함께 내려온 게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집단 폐사와 같은 불상사가 또 벌어지면 (개체 수 급감 등)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본다”며 “만약에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망월지 수문 관리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 수성구 망월지 인근에서 2023년 3월6일 알을 낳기 위해 두꺼비 한쌍이 저수지로 이동하고 있다. 수성구 제공


올해 망월지에서 태어난 새끼 두꺼비들은 지난 16일 비가 내리면서 욱수산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수성구는 앞으로 보름에 걸쳐 서식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구청은 두꺼비의 이동경로 내 진입 차량을 통제하고 로드킬 방지 펜스 설치, 폐쇄회로(CC)TV를 통한 모니터링, 새끼 두꺼비 구조활동 등을 벌이기로 했다.

수성구는 두꺼비 집단 산란·서식지인 망월지 일대의 단절된 생태축을 복원하고 생태교육관을 건립하는 등 망월지 생태환경을 장기적으로 보존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구청은 2023년 1월부터 망월지 북·남측(7804㎡)를 대상으로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을, 북측(3631㎡)에는 생태교육관 건립 사업을 벌이고 있다. 수성구는 이를 위해 인근 26필지(국유지 6필지 포함) 가운데 약 104억원을 들여 사유지 19필지를 사들였으며, 나머지 1필지 매입을 위한 예산도 반영해 둔 상태다.

생태축 복원사업 등에는 2027년 12월까지 국비 56억원과 구비 44억원 등 100억원이 투입된다. 습지·초지·소택지·숲지림 등이 조성돼 생태환경 복원 및 야생동물(두꺼비) 서식·이동성 향상을 위한 생태거점을 마련하게 된다.

망월지 생태교육관에서는 두꺼비 생태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될 전망이다. 두꺼비 서식 환경이 갖춰지면서 상시 관찰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공정률은 약 30%로 오는 11월까지 실시설계가 예정돼 있다. 실제 공사는 내년 3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망월지에서 지난해 5월 생태동아리 소속 중학생들이 두꺼비 올챙이를 관찰하고 있다. 백경열 기자


한편 수성구는 2022년 저수지(망월지) 물을 사용해 온 주민들이 의도적으로 수문을 열면서 올챙이들이 집단 폐사했다고 보고 수리계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후 수사기관은 망월지 수문 개방과 올챙이 집단 폐사의 관련성과 고의성 여부 등을 조사한 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리계 대표인 최모씨(72)를 기소했다. 그는 공무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망월지 수문을 계속 열어 저수지 수위를 급격히 낮아지게 해 올챙이를 집단 폐사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최씨에게 1심(2023년 4월)에 이어 지난해 5월24일 항소심에서도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최씨가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고 수성구는 밝혔다.

두꺼비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포획·채취 등이 금지되는 야생생물이다. 이를 채취하거나 죽이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전국 최대의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의 모습. 수성구 제공


망월지는 2007년 새끼 두꺼비 200만~300만마리가 태어나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매년 2~3월쯤 산란 이후 5월 중순쯤부터 몸길이 약 2~3㎝인 새끼 두꺼비 수백만 마리가 떼를 지어 욱수골로 옮겨간 뒤 집단 서식한다.

두꺼비는 수중과 육상 생태계의 건강도를 알 수 있는 환경지표종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10년 망월지를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망월지의 생태적 가치를 장기적으로 보존하고, 망월지를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소중한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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