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겨레21, 명씨에게 ‘청탁 정황’ 카톡 입수
2022년 11월24일 오후 당시 대통령 윤석열이 경남 창원시 현대로템을 방문해 전시 장비를 관람하고 있다. 빨간 넥타이에 안경 쓴 이가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다. 연합뉴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현대로템이 윤석열 정부 초기 케이티엑스(KTX)와 에스알티(SRT)의 고속열차 경쟁입찰을 앞두고 명태균씨를 통해 정부에 로비한 뒤 1조7960억원 규모의 사업 두 건을 수주한 것으로 보이는 구체적 정황이 확인됐다. 앞서 현대로템은 명씨 등과 접촉한 의혹이 제기되자 “사업 관련 로비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뒤집는 문건과 대화 기록이 드러났다.

한겨레21이 단독 입수한 명씨의 카카오톡 대화 기록 등 피시(PC) 저장 자료를 보면, 2022년 10월 채아무개 현대로템 상무는 명씨에게 ‘국내 고속철도 현안’이라는 문건을 전송하며 “꼭 좀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2쪽짜리 문건은 코레일의 케이티엑스 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차량 입찰을 앞두고, 1차 기술점수 평가에서 “제작 실적이 전무”한 상대 업체의 입찰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현대로템은 스페인의 글로벌 고속철도 제작 업체인 탈고(Talgo)와 합작해 입찰에 참여한 중견 철도차량 제작 업체인 우진산전과 경쟁하고 있었다.

실제 현대로템은 2023년 3월20일 코레일의 7100억원대 케이티엑스 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차량 제작·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우진산전은 1차 기술점수 평가에서 평가 기준인 85점을 넘지 못하는 79.3점을 받아 탈락했다. 현대로템은 89.81점을 받았다. 채 상무는 이날 명씨에게 “맘(마음) 써주시고 지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 나왔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루 뒤인 3월21일에는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명의로 감사의 메시지를 담은 난 화분이 김영선 당시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도착했다.

현대로템은 다음달인 4월21일에도 코레일이 대주주인 에스알(SR)의 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차량 경쟁입찰에 나섰고, 역시 1차 기술점수 평가에서 승리해 1조860억원 규모의 사업 수주에 성공한다. 우진산전-탈고 컨소시엄은 1차 기술점수 평가에서 84.2점에 그쳤고, 현대로템은 87.8점을 받았다. 이번에도 현대로템의 뜻대로 수주에 성공하면서 사흘 뒤인 4월24일 이 대표이사는 명씨에게 ‘SRT 수주 성공’이라는 리본이 달린 난 화분을 또 하나 보냈고, “존경하는 명 본부장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과 경상남도를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도 보냈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 쪽 관계자는 “명씨가 김영선 의원실 총괄본부장 직함으로 대외활동을 해 신분을 알 수 없었다”며 “해당 문건은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에게 전달했던 자료”라고 해명했다. 코레일은 “납품 실적과 컨소시엄 여부 등으로 공정하게 판단했다”고 해명했고, 에스알도 “다른 사람의 영향이 개입될 채널이 없다”고 해명했다. 명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 쪽은 입장 문의에 답변을 해오지 않았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902 “딸이 집에 있다”···쪽지 한 장 남긴 채 세상 떠난 익산 모녀 랭크뉴스 2025.05.19
49901 지귀연 부장판사, 술 접대 의혹에 "사실 아냐, 판사 뒷조사 재판 영향 줄 수도" 랭크뉴스 2025.05.19
49900 지귀연 '룸살롱 접대' 부인하자…민주당 "사진 공개할 것" 랭크뉴스 2025.05.19
49899 ‘고 오요안나 사건’ 판단 내린 고용부 “괴롭힘 있었다”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5.19
49898 왜 SKT...돈 보다 정치적 해킹 가능성이 높아진 까닭은 랭크뉴스 2025.05.19
49897 李, 지귀연 접대 의혹 부인에 “당에서 객관적 근거 따라 처리할 것” 랭크뉴스 2025.05.19
49896 [주식 초고수는 지금]'6만 전자' 기대감…삼성전자 순매수 1위 랭크뉴스 2025.05.19
49895 [단독]‘수문개방’에 집단폐사했던 ‘두꺼비’, 망월지로 돌아왔다 랭크뉴스 2025.05.19
49894 전한길 “강사 은퇴? 사실상 잘렸다… 유튜브 슈퍼챗도 안 돼” 울분 랭크뉴스 2025.05.19
49893 술 한잔하는데 돌진… 동탄호수공원서 흉기 난동 벌인 40대 中 교포 랭크뉴스 2025.05.19
49892 [속보] 민주, 오후 1시50분 ‘지귀연 룸살롱 접대’ 의혹 사진 공개 랭크뉴스 2025.05.19
49891 “네가 유퀴즈서 무슨 말을 해?”…故 오요안나, MBC서 ‘괴롭힘 받았다’ 판단 랭크뉴스 2025.05.19
49890 金엔 "변명" 李엔 "거기까지"…대선 TV토론 신스틸러 권영국 랭크뉴스 2025.05.19
49889 공수처 검사 최장 8개월 만에 임명 재가···‘인력난’은 여전 랭크뉴스 2025.05.19
49888 “SKT 가입자인증키 2696만건 유출... IMEI는 확인 불가” 랭크뉴스 2025.05.19
49887 SPC삼립 시흥 제빵공장서 50대 근로자 사망…컨베이어 벨트 윤활 작업 중 사고 랭크뉴스 2025.05.19
49886 민주 "지귀연 판사 룸살롱 의혹 사진 오후 1시50분 공개" 랭크뉴스 2025.05.19
49885 국제기구 '계엄때 뭐했나' 묻자 인권위, "윤 방어권 보장 권고" 랭크뉴스 2025.05.19
49884 [속보] 지귀연 "소주 사주는 사람도 없다"…李 "당에서 처리할 것" 랭크뉴스 2025.05.19
49883 민주 “지귀연 룸살롱 의혹 사진 오후 1시 50분 공개” 랭크뉴스 2025.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