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직 시작 알리며 '화합과 단결' 강조
전임자 프란치스코처럼 소탈한 면모도
180여개국 대표단·신자 20만명 참석
전임자 프란치스코처럼 소탈한 면모도
180여개국 대표단·신자 20만명 참석
교황 레오 14세가 18일 즉위 미사를 위해 전용 의전차량 '포프모빌'을 타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들어서고 있다. 바티칸=EPA 연합뉴스
교황 레오 14세가 18일(현지시간) 즉위 미사에서 “우리의 첫 번째 큰 소망은 하나 된 교회가 화해된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것”이라며 화합과 단결을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 미사 강론에서 “하나 된 교회가 세상의 평화를 위한 힘이 되길 원한다”고 밝히며 새 교황직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특히 “우리 시대에는 여전히 불화와 증오, 폭력과 편견, 차이에 대한 두려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경제 패러다임으로 인한 상처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소외된 자를 배려하고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비판적이었던 전임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핵심 가치를 이은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레오 14세는 또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소탈한 면모도 보였다. 통상 예수 그리스도와 가톨릭 순교자들이 흘린 피를 상징하는 붉은색 신발 대신 평소 신는 검은색 신발을 착용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즉위 미사 당시 친구에게서 선물받은 검은색 구두를 신었다.
즉위 미사의 하이라이트는 ‘어부의 반지’ 전달식이었다. 콘클라베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필리핀 출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레오 14세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자 감격스러운 듯 새 교황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팔리움(하얀 양털 띠)은 이탈리아 출신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이 걸어줬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즉위 미사에는 전 세계 180여 개국 정부 대표단과 20만여 명의 신자가 참석했다. 외국 정상으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이 자리했다. 한국에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경축사절단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