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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교황 레오 14세가 즉위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오른손에 ‘어부의 반지’를 착용했다. 초대 교황이자 예수의 첫 번째 제자인 성 베드로를 계승한다는 의미다. [AFP=연합뉴스]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가 18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 미사를 거쳐 제267대 교황으로서 공식 직무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첫 강론에서 사랑과 일치를 강조하며 “하나 된 교회가 세상의 평화를 위한 힘이 되기를 원한다”고 호소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처음으로 교황 전용차인 ‘포프모빌’을 타고 군중들의 환호 속에 성 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우선 성 베드로 대성전에 입장해 지하에 안장된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 무덤을 참배했다. 그가 대성전 밖으로 나와 성 베드로 광장에 마련된 제단에 오르면서 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사의 하이라이트는 교황권의 상징인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를 착용하는 의식이다. 팔리움은 어깨에 걸치는 흰색의 양털 띠다.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팔리움은 ‘잃어버린 양을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선한 목자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한때 38㎝ 높이의 교황관이 즉위 미사에 사용됐지만 1978년 요한 바오로 1세가 이를 거부하며 팔리움이 교황의 권위를 나타내는 상징물로 자리잡았다.

어부의 반지는 교황이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며 어부였던 성 베드로의 후계자임을 상징한다. 모든 교황은 자신만의 고유한 반지를 갖게 된다. 바티칸이 미리 공개한 레오 14세의 반지 바깥에는 성 베드로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고, 안쪽에는 레오 14세의 이름인 ‘LEO XIV’와 교황 문장이 각인돼 있다.

오른손 약지에 반지를 착용한 교황은 잠시 반지를 바라본 뒤 두 손을 모아 한동안 기도했다. 이어 예수의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전세계 다양한 신자 12명이 교황 앞으로 나가 복종을 맹세했다.

그는 이탈리아어로 유창하게 낭독한 자신의 첫 강론에서 “사랑과 일치, 이 둘은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맡기신 사명의 두 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일치(unity 또는 united)’를 7차례, ‘화합(harmony)’을 4차례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첫 번째 큰 소망은 일치와 교감의 상징인 하나 된 교회가 화해된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보수와 진보로 나뉜 가톨릭 내부의 단결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이날 미사에는 각국에서 150여개 대표단이 집결했다. 자국 교황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미국에선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26일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이어 3주만에 다시 바티칸을 찾았다.

이날 교황 즉위 미사에 앞서 악수를 나눈 밴스 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사 뒤 로마 주재 미국 대사관저에서 회동을 가졌다. 회동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배석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28일 미국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인 바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 연쇄 통화를 예고하는 등 종전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상황이 반전된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 역시 바티칸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후속 종전 협상 장소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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