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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희귀 치매 진단을 받고 31세의 나이로 사망한 영국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매체 더선은 맨체스터 출신 젬마 일링워스의 비극적 투병기를 보도했다. 런던과 뉴욕을 오가며 화려한 커리어를 쌓던 그는 2021년, 불과 28세에 후두피질위축증(PCA) 진단을 받았다.

후두피질위축증은 시각·공간 정보를 처리하는 뇌 후두엽이 점진적으로 위축되는 희귀 질환이다. 시력 자체는 정상이지만 사물 인지나 방향 판단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특징을 보인다.

가족들에 따르면 일링워스는 어릴 적부터 덤벙대는 성격이었다. 간단한 시각적 업무나 방향 감각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건강상 문제로 여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2020년부터 증상이 본격화됐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중이던 일링워스는 컴퓨터 화면의 정보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는 눈으로 전달된 정보를 뇌가 해석하지 못하는 PCA의 전형적 증상이었다.

진단 이후 일링워스의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 그를 위해 부모는 하루 20번 이상 연락하며 보살폈다. 말하기와 걷기, 삼키기 같은 기본 기능마저 상실한 그는 진단 4년 만인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났다.

일링워스의 가족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질병에 걸렸다"라며 통곡했다. "27년을 정상적으로 살았기에 증상이 그토록 빠르게 진행될 줄 몰랐다"는 슬픔을 토로했다.

PCA는 일반적인 알츠하이머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기억력 손실보다 시각적 인식 장애와 우울증이 더 두드러진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에 따르면 PCA 환자는 시력검사에선 이상이 없다. 그러나 물체의 움직임 판단이나 일상적 시각 관련 활동이 갑자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는 PCA가 독립적 질병인지 알츠하이머의 변형인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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