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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물로 본 후보의 ‘초심’
김 후보, 역대 출마 벽보·공보물·공약서 분석
1992년 14대 총선 시작으로 이번 대선까지 총 9차례 출마
지금은 중앙 정치의 한 가운데 서 있지만, 처음 정치판에 도전장을 내밀 때는 자신의 어떤 가치와 어떤 정치적 방향성을 내걸었을까. 수 차례 이어진 도전을 거치며 후보들의 메시지와 이미지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국민일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과거 선거 공보물과 공약서를 살펴봤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2000년 경기부천소사 국회의원 출마 벽보(왼쪽)와 2010년 경기지사 출마 벽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992년 14대 총선에 전국구(현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 대선까지 총 9차례 선거에 출마했다. 역대 공보물을 분석해 보면 김 후보는 민주화·노동 운동 이력을 기반으로 정의로운 투사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자산은 집 한 채 뿐”이라며 청렴함도 빠지지 않고 내세웠다. 하지만 2010년부터는 “태극기만 보면 눈물 난다”며 ‘보수 전사’로서의 면모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자유시장주의자’, ‘애국지사’ 등의 표현도 눈에 띈다. 이번 대선 공보물에서는 다시 민주화·노동 운동 이력을 앞선에 배치하며 중도층 확장을 꾀하는 모습이다.

‘2회 투옥, 3년 수감, 25년 만에 서울대 졸업’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1996년 경기도 부천 국회의원 출마 벽보(왼쪽)와 2025년 대선 출마 공보물. 중앙선관위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김 후보의 역대 선거 공보물을 보면 김 후보는 자신의 민주화 운동 이력을 비중 있게 다뤄왔다. 지역구 의원으로의 첫 도전인 29년 전 첫 선거 벽보에는 민주화 운동을 하다 서울대를 25년 만에 졸업한 이야기가 줄글로 빼곡히 적혀있다. 이어 ‘김문수는 다릅니다!’라고 강조했다. 주요 약력엔 ‘전국학생시위 관련 제적’, ‘대통령 직선제 개헌 투쟁으로 2회 투옥, 3년 수감’ 등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2010년 경기지사 출마 공보물(왼쪽)과 2006년 경기지사 출마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 후보는 한일 도루코 노조위원장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노동 운동 이력을 강조해 왔다. 그는 1996년 공보물에선 “환경관리기사 자격증이 박사 자격증보다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노동 운동을 하면서 약자를 향한 낮은 자세를 몸에 익혔으며, 경기지사 재임 중 직접 택시를 몰며 민심을 청취했던 일도 부각됐다. 2016년 공보물에는 “택시 기사 42일, 닳고 닳은 운동화로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고 나와있다. 민주화·노동 운동 이력은 현재도 김 후보가 내세우는 주요 이력이다. 이번 대선 공보물 가장 첫 페이지에는 “언제나 낮은 곳에서 가장 힘든 이웃의 마음에서 출발했다”며 노동 운동 이력과 ‘경기도의 택시 운전사’ 김문수 모습이 담겨있다.

“태극기만 보면 눈물 난다” 보수 전면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2018년 서울시장 출마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 후보는 경기지사 출마 때부터는 전통 보수주의자의 면모도 부각하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 공보물엔 민주화·노동 운동 이력이 빠지고 “태극기만 보면 눈물이 난다” “안보 위기 대한민국의 구원투수” 등의 표현이 앞선다. 이같은 변화는 천안함 피격 사건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2018년 공보물엔 “사회주의에 대한 적대감으로 몸부림치던 그는 자유 시장주의자가 됐다”고 적혀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2016년 대구 수성구 국회의원 출마 공보물. 중앙선관위

2016년 공보물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도 등장한다. 지지자들에게 보수 적통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서다. 당시 김 후보는 3선 국회의원을 지냈던 경기도 부천을 떠나 대구 수성에 출마했었다. 그런데 이번 대선 공보물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핵심 키워드로 ‘자유’ 보다 ‘복지’를 먼저 배치하는 등 보수적 색채도 많이 낮춘 모습이다. 이는 이번 대선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인만큼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낡은 차, 아파트 한 채’… 청렴성 강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2000년 경기도 부천 국회의원 출마 공보물(왼쪽)과 2025년 대선 출마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 후보가 정치 신인 시절부터 공보물에서 꾸준히 강조한 것은 청렴함이다. 초선 시절 작고 낡은 차를 타고 다녀서 국회 정문에서 검문을 당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25년 된 낡은 아파트 한 채’가 공직자 14년 생활 유일 자산이라는 점은 지금도 회자된다. 2000년 공보물에는 “골프는 치지 못하고 의원회관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며 “공인정신은 가난하고 소박할 수밖에 없다”고 적혀있다. 2025년 공보물엔 ‘국민 세금’이라며 민주화 운동 보상금을 거절한 내용도 담겼다.

김 후보는 자신의 청렴함을 상대 후보와 비교하며 부각하는 전략을 펴왔다. 2018년 공보물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이끈 당시 서울시 청렴도와 자신의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청렴도 비교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 공보물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비교하며 “청렴한 김문수는 30년 정치 인생 측근 비리 없고 다 살아 있다”고 적혀있다.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을 겨냥한 것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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