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집 안 곳곳으로 검은 연기 새어 들어와…"질식할 것 같아"
아파트 주민 62세대 146명 광주여대 체육관으로 긴급 대피


대피소 생활 시작한 광주 광산구 주민들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가 발생한 17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11분께 시작한 불은 꺼지지 않고 13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2025.5.17 [email protected]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부랴부랴 집 밖으로 나오느라 속옷 한장도 못 챙겼는데…. 메케한 연기가 밀려 들어오니 이렇게 질식하는가 했네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 화마가 덮친 17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주민 대피소.

이곳에서 만난 이재민 이영숙(69) 씨는 한동안 대피소 생활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막막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이씨가 29년 동안 보금자리로 삼았던 공장 인근 아파트 단지에는 불이 나기 시작한 이날 오전부터 검은 연기가 물밀듯이 세대 안으로 들어오는 피해를 봤다.

13시간 동안 꺼지지 않은 불길에서는 굴뚝과 같은 검은 연기가 솟구쳤고, 공장과 인접한 여러 아파트 단지를 덮쳤다.

베란다 창문을 닫아도 새어 들어오는 검은 연기는 코끝을 찔렀고, 하얀색 양말도 거무튀튀하게 변했다고 호소했다.

텐트 안에서 땀으로 젖어 주름진 마스크를 벗던 이씨는 "연기를 하도 마시다 보니 머리가 어질어질하다"며 "도저히 아파트에서는 생활할 수가 없어 대피소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이재민은 대피소 생활을 위해 생필품이 담긴 짐꾸러미를 양손 가득 챙겨왔어도 불편하거나 불안한 마음은 매한가지라고 했다.

대피소 생활 시작한 광주 광산구 주민들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가 발생한 17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11분께 시작한 불은 꺼지지 않고 13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2025.5.17 [email protected]


대피소가 꾸려진 지 30여분도 안 돼서 한 이재민은 "불안하다"며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는데, 보건소 직원들의 발 빠른 도움으로 진정하기도 했다.

홀로 20여년 간 살았던 아파트를 뒤로한 채 기약 없는 대피소 생활의 시작이 걱정된다는 이재민도 있었다.

이모(74) 씨는 "아무리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왔어도 언제 불이 꺼질지 모르니 어두운 터널에 갇힌 것만 같다"며 "외벌이라 소일거리도 해야 하는데, 주민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하냐"고 하소연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피소가 마련된 직후 이곳을 찾아 이재민들에게 "국민의힘이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짧게 말한 뒤 떠났다.

대피소에는 화재가 난 공장과 인접한 4개 아파트 단지에 사는 62세대 146명이 대피해 있다.

이날 오전 7시 11분께 시작한 불은 현재 70% 가량 진화됐고, 소방 당국은 다음 날 오전 완전히 진압될 것으로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848 [속보] 지귀연 재판장, '접대 의혹' 직접 부인‥"대응 자체가 재판에 영향" 랭크뉴스 2025.05.19
49847 국힘 "군가산점 도입…최장 9년 신혼부부 주거비 지원" 청년공약 랭크뉴스 2025.05.19
49846 개혁신당 출신 김용남 이어 문병호도 '이재명 지지 선언' 랭크뉴스 2025.05.19
49845 [속보] 법원 온 윤석열, ‘계엄 사과할 생각 있냐’ 질문에 묵묵부답 랭크뉴스 2025.05.19
49844 지귀연 재판장, '룸살롱 접대의혹' 부인…"접대받을 생각 안해" 랭크뉴스 2025.05.19
49843 [속보] 지귀연 “의혹 사실 아니야…접대받을 생각 해본 적 없어” 랭크뉴스 2025.05.19
49842 ‘접대 의혹’ 지귀연 판사 “사실 아냐…삼겹살에 소맥 사주는 사람도 없다” 랭크뉴스 2025.05.19
49841 홍준표 설득 '하와이 특사단' 출국‥"보수재건 힘 써주길" 랭크뉴스 2025.05.19
49840 [속보] 지귀연 "접대 의혹 사실 아냐‥접대받을 생각해 본 적 없어" 랭크뉴스 2025.05.19
49839 “다음 달부터 강릉 ‘커피 거리’ 포장은 ‘다회용컵’으로” 랭크뉴스 2025.05.19
49838 [속보] 코스피 美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2600선 하향 이탈 랭크뉴스 2025.05.19
49837 [속보] 지귀연 “의혹 내용 사실아냐…접대받을 생각 해본적 없어” 랭크뉴스 2025.05.19
49836 [속보] '술접대 의혹' 尹 재판장 "의혹 제기 사실 아냐" 랭크뉴스 2025.05.19
49835 [속보]지귀연 부장판사 “의혹 사실 아냐…접대 받을 생각도 한 적 없다” 랭크뉴스 2025.05.19
49834 대선후보 4인, 첫 TV토론‥경제 분야 대격돌 랭크뉴스 2025.05.19
49833 보수 심장 TK와 60대 과반 "이재명 당선"... 굳어지는 대세론 [한국일보 여론조사] 랭크뉴스 2025.05.19
49832 尹, ‘내란 혐의’ 재판 법원 도착... 이번에도 ‘묵묵부답’ 랭크뉴스 2025.05.19
49831 토허제 확대 후 강남3구·용산구, 입주·분양권 거래 사라져…마포·강동은 ‘신고가’ 랭크뉴스 2025.05.19
49830 李·金 동시타격으로 존재감 뽐낸 이준석…'지지율 10%' 넘어설까 랭크뉴스 2025.05.19
49829 '1천500원' 뱃삯에 관광객 급증…섬 주민은 "배표 전쟁" 랭크뉴스 2025.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