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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안제 O1' 5월 출시
애플 칩셋과 동일 '3㎚ 공정' 적용
일부 저가폰 라인 우선 탑재 전망
퀄컴·미디어텍 등 공급사들 긴장
삼성 엑시노스 中 입지에도 악재
중국 샤오미가 개발한 AP ‘쉬안제 O1’. 사진 제공=샤오미

[서울경제]

중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자체 개발해 자사의 최신 제품에 탑재한다. 화웨이뿐 아니라 샤오미까지 고성능 칩 개발 역량을 확보하면서 퀄컴·미디어텍 등 세계 최대 AP 공급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AP ‘엑시노스’의 영토 확장을 도모하는 삼성전자(005930)에도 부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샤오미가 자체 개발 및 설계한 휴대폰 시스템온칩(SoC) ‘쉬안제(玄戒·Xring) O1’을 5월 하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현지 매체는 “애플과 삼성·화웨이에 이어 샤오미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자체 개발한 휴대폰 SoC를 보유한 브랜드가 됐다”며 “중국 기술기업들이 칩 자율화의 길에서 또 다른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샤오미 주가 상승을 촉진하는 네 가지 주요 촉매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샤오미가 자체 제작 AP를 선보이는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샤오미는 2014년 자체 칩 설계를 시작해 2017년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펑파이 S1’을 선보였지만 낮은 성능과 비용 문제로 2019년 자체 제작을 포기했다.

절치부심한 샤오미는 2021년부터 다시 AP 설계에 나섰다. 지난해부터는 새 칩셋에 대한 구체적인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샤오미가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중국 유니스코 5G(세대) 통신 모듈을 적용한 AP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트렌드포스는 당시 보고서에서 샤오미 칩셋 성능을 2021년 출시된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성능이 더 좋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샤오미 칩셋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 4㎚ 공정에서 제조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이달 등장할 칩셋은 퀄컴·애플 등의 최신 칩셋과 같은 3㎚로 예상돼서다.

지난해 미국의 추가 제재로 TSMC는 중국 본토에 7㎚ 이하 초미세공정 인공지능(AI) 칩셋을 제공할 수 없으나 스마트폰용 AP에 대해서는 제한이 느슨하다. 이에 따라 미국 퀄컴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최신 칩셋을 공급 중이다. 샤오미가 지난해 선보인 ‘샤오미 15’ 시리즈는 갤럭시 S25에도 쓰인 퀄컴의 최신 칩셋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탑재했다.

다만 업계는 샤오미가 당장 퀄컴 플래그십 칩셋을 대체하기보다는 일부 저가폰에 자체 AP를 도입한 뒤 점차 기술력 향상을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샤오미는 궁극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에도 자체 모바일 칩셋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샤오미의 AP 개발은 퀄컴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은 지난해(2023년 10월~2024년 9월) 중국에서 전년보다 46% 늘어난 178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테크계의 한 관계자는 “대만 미디어텍의 부상에 이어 미중 관세전쟁 등 리스크에 시달리는 중인 퀄컴에는 또 다른 악재”라고 지적했다.

한국 회사들의 중국 시장 공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서 비(非)메모리반도체를 설계하는 시스템LSI 사업부는 자체 AP 브랜드인 ‘엑시노스’를 과거 중국 스마트폰 회사인 오포·비보 등에 납품했다. 삼성전자는 샤오미에 엑시노스를 공급하지 않기에 당장 큰 영향이 없겠지만 중국 IT 업체들이 자체 칩 개발 사례를 늘려갈 경우 최대 IT 시장인 중국에서의 입지가 좁아져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설계한 칩을 대신 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중국의 현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5㎚ 이하 파운드리 고객사로 바이두 등 중국 회사들을 두고 있다. 그러나 레거시(구형) 파운드리 경험 축적과 첨단 반도체 생산 투자 등 나날이 강해지는 중국 반도체 생태계와 맞서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SMIC 등 중국 파운드리 회사들이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2위 삼성전자의 자리를 호시탐탐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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