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과학·IT 기자가 들려주는 양자역학
양자 연결의 개념을 설명하는 그림. 사진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경제]

양자컴퓨터가 제대로 쓰이려면 100만, 또는 그 이상의 수백만 큐비트 성능은 돼야 한다는 게 정보기술(IT) 업계의 시각입니다. 반면 현재 개발되는 양자컴퓨터는 좋아봐야 1000큐비트 정도 성능에 그치고 있죠. 큐비트를 늘리면 그만큼 외부에서 가해지는 영향도 심해져서 계산 오류가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오류를 잘 제어하면서도 규모를 100만 큐비트까지 키우는 게 관건이죠.

단순 규모 경쟁과는 또다른 전략이 있습니다. 앞서 양자얽힘과 양자인터넷을 설명하며 언급한 적 있는 ‘양자 연결’입니다. 양자컴퓨터 칩 여러 개를 연결해서 한몸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이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15일 정부출연연구원의 대형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글로벌톱전략연구단’의 하나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주도하는 ‘초연결 확장형 슈퍼양자컴퓨팅 전략연구단’을 선정했습니다. 2030년까지 750억 원을 들여 양자 연결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1000큐비트 국산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양자 연결의 개념을 활용해 양자컴퓨터를 스케일업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며 “양자 칩 간 연결을 통해 큐비트 규모 확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양자컴퓨터 간 연결을 통해 확장형 양자컴퓨팅, 슈퍼양자컴퓨팅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초전도·광자 기반의 멀티코어 양자 칩 개발, 양자메모리·양자신호변환 기반 인터커넥트를 통한 양자컴퓨터 간 원거리 연결 구현을 목표로 제시했고요.

양자 칩 여러 개를 연결한다는 아이디어는 듣기엔 쉬워보이지만 아직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양자 칩 내 큐비트 입자들 간에는 양자얽힘이 필요하다고 했죠. 양자얽힘을 다시 간단히 설명하면 두 입자가 먼 거리에서도 즉각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말합니다. 큐비트 입자들의 정보 상태가 서로 연동돼야 유기적으로 대규모 연산을 수행할 수 있잖아요. 양자컴퓨터는 큐비트 입자가 0과 1의 정보를 동시에 갖는 양자중첩과 함께 이 입자들이 연동되는 양자얽힘도 함께 구현돼야 합니다. 큐비트 규모가 커질수록 이것이 깨지기 쉬워지는 게 현재 양자컴퓨터 발전의 기술적 어려움이고요.

당연히 양자 칩끼리, 또 칩을 장착한 양자컴퓨터끼리의 양자얽힘을 구현하는 것은 더 어렵겠죠. 지난 편에서 양자암호통신(QKD)을 설명하면서도 언급했지만 양자 정보를 전선이나 광섬유로 전달하는 건 넌센스니까요. 큐비트 입자가 전선이나 광섬유를 타고 가는 중에 정보가 왜곡되겠죠. 최재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장은 “양자컴퓨터들을 서로 전깃줄로 연결할 수는 없다”며 “보통 마이크로파를 쓰는데 문제는 마이크로파가 양자 칩 간을 이동할 때 정보가 손실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극저온 등 큐비트를 위한 환경이 잘 갖춰진 양자 칩 안에서 마이크로파가 정보 전달을 매개하지만 양자 칩 간 이동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등 다른 영향에 노출될 수 있고 이에 정보가 깨질 수 있다는 거죠. 표준연은 마이크로파가 양자 칩 밖 상온에 노출될 때는 가시광선으로 바꿔 정보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양자 연결 방식을 찾고 있습니다.

양자 연결은 어려운 만큼 양자컴퓨터 후발주자인 한국 입장에서는 선점 기회가 남아있는 상황이기도 합다. 최 소장은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부(DOE)도 보고서를 통해 유망 기술로 꼽은 바 있다”며 “해외에서도 아직 기술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한국이 경쟁에서 빠르게 치고나갈 수 있는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232 ‘손흥민 협박’ 남녀에 구속영장 발부…“도주 우려” 랭크뉴스 2025.05.17
49231 [속보] ‘손흥민에 임신 협박’ 20대 여성·40대 남성 구속영장 ‘발부’ 랭크뉴스 2025.05.17
49230 李, 5·18 맞아 호남 표심잡기…"광주, 이재명의 사회적 어머니"(종합) 랭크뉴스 2025.05.17
49229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생산 전면 중단 랭크뉴스 2025.05.17
49228 [단독] 검찰, '건진법사' 재차 소환… '김건희에 부정청탁 의혹' 등 추궁 랭크뉴스 2025.05.17
49227 '1호 당원' 윤석열 탈당 선언‥사과·반성 없이 "김문수 지지" 랭크뉴스 2025.05.17
49226 "꽃이 예뻐서 길렀는데 불법이라고요?"…60대女 입건된 이유 알고보니 랭크뉴스 2025.05.17
49225 광주 금호타이어 대형 화재…생산 전면 중단·주민들 대피(종합3보) 랭크뉴스 2025.05.17
49224 광주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완진까지 수일···인근 주민들 대피소 이동 랭크뉴스 2025.05.17
49223 비 소식 없는 맑은 일요일...낮 최고기온 18~24도 랭크뉴스 2025.05.17
49222 레오 14세 교황, 내일 즉위미사…팔리움과 어부의반지에 담긴 의미 랭크뉴스 2025.05.17
49221 금남로 5.18 전야제…오월의 노래2·임을 위한 행진곡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5.17
49220 이재명 “윤석열 탈당, 결국 정치 전술…90일 전쯤에 예상했다” 랭크뉴스 2025.05.17
49219 영화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 나인원 한남 250억에 매도...4년 만에 175억 차익 랭크뉴스 2025.05.17
49218 ‘5·18 45주년’ 전야제…“윤석열 파면 각별, 폭싹 속았수다” 랭크뉴스 2025.05.17
49217 '강남역 여성 살인' 9년 추모 집회…"더 이상 죽이지 마라" 랭크뉴스 2025.05.17
49216 90대 노모에 얹혀살며 "돈 달라"…깨진 그릇 들고 협박한 50대 딸 랭크뉴스 2025.05.17
49215 이미경 CJ 부회장, 美 영화 명문대 연설 “한국에 첫 멀티플렉스 만들 때 모두가 미쳤다고 했지만 성공” 랭크뉴스 2025.05.17
49214 '지구 최고 높이' 쓰레기장인데...  입산료 2100만 원으로 뛴 '이곳'은? 랭크뉴스 2025.05.17
49213 광주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완전 진압까지 수일···인근 주민들 대피소 이동 랭크뉴스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