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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경찰이 국내 대기업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해외로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40대 남성을 구속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 남성은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에 정밀 자재를 공급하는 업체의 전직 직원으로 파악됐다.

16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국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 등 혐의로 40대 남성 김모씨를 이날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중국으로 출국하려던 김씨를 인천공항에서 체포한 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김씨는 해외로 기술을 유출할 목적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해당 기술은 반도체 칩을 여러 개 쌓고 묶어 성능을 높이는 반도체 후(後)공정 기술이라고 한다. 반도체 용량과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김씨가 근무하던 회사는 이런 패키징 과정에서 필요한 부품의 세계 점유율 1위를 다투는 국내 ‘강소기업(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꼽히는 곳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체는 HBM을 대량 생산하는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 정밀 자재를 독점으로 공급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회사서 빼내는 직원의 모습을 표현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일러스트 챗GPT

경찰은 김씨가 올해 초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면서 근무하면서 알게 된 기술을 해외로 유출해 중국으로 출국하려는 정황을 최근 포착했다고 한다. 경찰과 검찰은 김씨가 중국 동종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관련 회사를 차리려는 생각으로 범행에 이른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반도체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력자라고 한다. 경찰과 검찰은 해당 기술이 실제로 중국 등 해외 업체로 넘겨졌는지, 김씨가 어떻게 기술을 유출했는지, 공범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영업 비밀을 국외로 누설하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중범죄로 분류된다.

지난해 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중국에 반도체 기술 유출한 삼성전자 전 수석연구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수원고법 형사2-1부는 SK하이닉스의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직원 A씨에 대해 징역 5년 및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중국 국적인 A씨는 SK하이닉스에서 퇴사하기 직전 반도체 공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등이 담긴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 2022년 기존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으며 중국 업체로 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A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지난 1월엔 수원지법 형사항소7부가 삼성 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기술을 중국 업체에 판매·제공하기 위해서 부정 취득·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수석연구원 출신 B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B씨의 경우 영업비밀이 중국 회사에 유출됐다거나 사용된 여부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영업 비밀을 회사로부터 유출했단 혐의가 입증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 기술유출 사범 검거 건수는 갈수록 증가세다. 해외 기술유출 사범 건수는 지난 2022년 12건부터 2023년엔 22건, 지난해엔 27건으로 2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엔 전체 기술 유출 사건 중 해외 유출 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의 20% 이상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중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국가핵심기술이 해외에 유출된 게 적발된 건 11건으로,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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