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프리즘]
주요 후보 저출생 공약 분석
소득·세액공제 활용한 이재명
김문수는 아예 소득세 줄이는 방식
유일하게 10대 공약서 저출생 뺀 이준석
6·3 조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저출생을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지목했다. 두 후보는 아이를 낳은 부부에게 경제적인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소득공제·세액공제를 활용해 연말정산 때 더 많이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고, 김문수 후보는 직접적인 세금 인하를 언급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지 않은 탓에 현재로선 누가 더 육아 부부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는지 알 수 없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세금 지원보다는 전용 주차장 이용 등 생활 속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저출생 극복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연말정산 때 더 많이 환급하겠다는 이재명
이재명 후보는 10대 정책 공약 중 하나로 ‘저출생·고령화 해소 및 돌봄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자녀 수에 비례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과 공제 한도를 상향하고, 초등학생 학원비를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겠다고 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부터 살펴보면, 현재 연말정산할 때 총 급여의 25%를 초과한 신용카드 사용액의 중 일정 부분(15~40%)은 과세 대상 소득에서 제외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금액 한도는 연간 250만원(급여 7000만원 이하 시 300만원)이다. 이재명 후보의 약속대로 자녀 수가 많으면, 과세 대상 소득이 줄어들고 소득공제 한도를 늘어 연말정산 환급액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세액공제는 과세 표준을 덜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내야 할 세금을 할인하는 방식이라 더 강력한 감세 정책이다. 현재 세액공제 대상인 교육비는 유치원 종일반 운영비, 초·충·고등학생 방과후학교 수업료 등이다. 이재명 후보는 초등학생 예체능 학원과 체육시설 이용료의 일부를 세액에서 빼주겠다고 했다. 그는 “현행 세법은 수백만원짜리 영어 유치원은 교육비 세액공제를 해주는데 초등학생 태권도장은 안 해준다”며 세액공제 대상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매월 소득세 줄여주겠다는 김문수
김문수 후보는 아이를 양육하는 동안 소득세를 깎아주겠다고 했다. 소득세는 월급에서 원천징수 되기에 아이를 낳아 기르는 동안 부부는 매월 감세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이는 소득세 기본공제액을 현행 1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높이겠다는 것과는 별개의 정책이다. 즉 김문수 후보의 공약이 모두 실현되면, 육아하는 부부는 기본공제액도 확대되고 소득세도 줄어든다.
다만 인하된 소득세를 적용받는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문수 후보가 제출한 10대 정책 공약에서 소득세 감세 기간은 ’아이를 양육하는 동안‘이라고 돼 있다. 이 탓에 미취학 아동의 부모에만 이를 적용할지 아니면 미성년자의 부모까지 넓힐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김문수 후보는 현재 1명을 낳든 그 이상을 낳든 동일한 보육수당 비과세 규모를 자녀 수에 비례하도록 만들겠다고도 했다. 현재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는 월 20만원인데, 김문수 후보는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결혼식 비용 부담을 줄이는 정책도 내놨다. 온갖 추가금으로 예비 부부를 울리는 결혼서비스업과 관련해 표준계약서 적용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했다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달 공정위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깜깜이 계약을 막겠다며 표준계약서를 제정했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 사안인 탓에 채택한 업체는 몇 곳 되지 않는다.
난임 부부 지원하고, 아이가 성인 되면 목돈 조성토록
두 후보의 공통점은 난임 부부가 임신할 수 있도록 돕고, 아이를 낳은 후엔 잘 키울 수 있도록 현금성 지원·교육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난임 부부 치료 지원을 강화하고, 우리아이 자립펀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 펀드의 디자인은 지난해 6월 임광현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우리아이 자립펀드법(아동복지법·조세특례제한법)에 숨어있다.
위 법들에 따르면 우리아이 자립펀드는 0~18세까지 국가가 월 10만원을 지급하면 보호자가 월 10만원을 입금해 운영되는 펀드다. 연간 수익률을 3%로 가정하면 만기 때 6209만원을 수령한다. 펀드 원금과 수익은 전액 비과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사업에 연평균 예산 7조1000억원 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외에도 공공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 강화, 지방자치단체 협력형 초등 돌봄 추진,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수업료 지원 확대 등도 10대 정책 공약에 담겼다.
김문수 후보 역시 난임생식세포 동결과 보존을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하겠다며 난임 부부 지원에 나섰다. 가임력 검사와 난임 시술비도 지원하며 임산부 검진과 분만비 지원도 늘리겠다고 했다.
그는 0~17세를 대상으로 우리아이 첫걸음계좌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펀드인 데에 반해 김문수 후보는 은행 적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아이 첫걸음계좌는 0~1세는 월 20만원, 2~17세는 월 10만원을 부모가 저축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으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만기 시 약 5000만원을 수령한다. 국민의힘은 이 정책에 최대 8조5000억원의 재원이 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초생활수급아동 등이 최고 5만원을 저금하면 정부가 10만원을 내는 디딤씨앗통장의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현재는 1대 2 비율로 정부가 지원하는데, 국민의힘은 이 비율을 1대 3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저출생 공약에서 한 발짝 떨어진 이준석
이준석 후보는 세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10대 정책 공약에 저출생 대책을 포함하지 않았다. 10대 정책 공약은 대통령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내는 문서로, 여기서 후보들은 10개 공약의 우선 순위를 정한다. 이준석 후보는 10대 정책에 부처 개편, 리쇼어링 추진, 지자체의 법인세 자치권 확대 등을 담았다.
이후 당 차원에서 11호 공약으로 잠시멈춤대출을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3년간 이자만 납부하고 이후에 원금을 함께 갚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상품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자만 내는 기간을 미성년 자녀 1명당 2년씩 늘려주겠다고 했다.
경제적인 지원 외엔 다자녀 가구 소유 차량에 핑크색 번호판을 부착해 전용 주차장, 고속도로 전용 차선, 대형마트 등 협약처의 발레파킹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저출생 문제에 현금성 지원은 크게 효과가 없다고 봤다. 이준석 캠프는 “현재까지 저출산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금액이 투입됐는데 간접 투자여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돈을 준다고 해서 (청년들이) 아이를 낳는지, 아니면 여러 경제적 문제가 연결된 건지 고민해서 정책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후보 저출생 공약 분석
소득·세액공제 활용한 이재명
김문수는 아예 소득세 줄이는 방식
유일하게 10대 공약서 저출생 뺀 이준석
왼쪽부터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뉴스1
6·3 조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저출생을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지목했다. 두 후보는 아이를 낳은 부부에게 경제적인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소득공제·세액공제를 활용해 연말정산 때 더 많이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고, 김문수 후보는 직접적인 세금 인하를 언급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지 않은 탓에 현재로선 누가 더 육아 부부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는지 알 수 없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세금 지원보다는 전용 주차장 이용 등 생활 속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저출생 극복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연말정산 때 더 많이 환급하겠다는 이재명
이재명 후보는 10대 정책 공약 중 하나로 ‘저출생·고령화 해소 및 돌봄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자녀 수에 비례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과 공제 한도를 상향하고, 초등학생 학원비를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신용카드 소득공제부터 살펴보면, 현재 연말정산할 때 총 급여의 25%를 초과한 신용카드 사용액의 중 일정 부분(15~40%)은 과세 대상 소득에서 제외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금액 한도는 연간 250만원(급여 7000만원 이하 시 300만원)이다. 이재명 후보의 약속대로 자녀 수가 많으면, 과세 대상 소득이 줄어들고 소득공제 한도를 늘어 연말정산 환급액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세액공제는 과세 표준을 덜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내야 할 세금을 할인하는 방식이라 더 강력한 감세 정책이다. 현재 세액공제 대상인 교육비는 유치원 종일반 운영비, 초·충·고등학생 방과후학교 수업료 등이다. 이재명 후보는 초등학생 예체능 학원과 체육시설 이용료의 일부를 세액에서 빼주겠다고 했다. 그는 “현행 세법은 수백만원짜리 영어 유치원은 교육비 세액공제를 해주는데 초등학생 태권도장은 안 해준다”며 세액공제 대상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매월 소득세 줄여주겠다는 김문수
김문수 후보는 아이를 양육하는 동안 소득세를 깎아주겠다고 했다. 소득세는 월급에서 원천징수 되기에 아이를 낳아 기르는 동안 부부는 매월 감세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이는 소득세 기본공제액을 현행 1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높이겠다는 것과는 별개의 정책이다. 즉 김문수 후보의 공약이 모두 실현되면, 육아하는 부부는 기본공제액도 확대되고 소득세도 줄어든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진주 광미사거리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뉴스1
다만 인하된 소득세를 적용받는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문수 후보가 제출한 10대 정책 공약에서 소득세 감세 기간은 ’아이를 양육하는 동안‘이라고 돼 있다. 이 탓에 미취학 아동의 부모에만 이를 적용할지 아니면 미성년자의 부모까지 넓힐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김문수 후보는 현재 1명을 낳든 그 이상을 낳든 동일한 보육수당 비과세 규모를 자녀 수에 비례하도록 만들겠다고도 했다. 현재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는 월 20만원인데, 김문수 후보는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결혼식 비용 부담을 줄이는 정책도 내놨다. 온갖 추가금으로 예비 부부를 울리는 결혼서비스업과 관련해 표준계약서 적용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했다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달 공정위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깜깜이 계약을 막겠다며 표준계약서를 제정했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 사안인 탓에 채택한 업체는 몇 곳 되지 않는다.
난임 부부 지원하고, 아이가 성인 되면 목돈 조성토록
두 후보의 공통점은 난임 부부가 임신할 수 있도록 돕고, 아이를 낳은 후엔 잘 키울 수 있도록 현금성 지원·교육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난임 부부 치료 지원을 강화하고, 우리아이 자립펀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 펀드의 디자인은 지난해 6월 임광현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우리아이 자립펀드법(아동복지법·조세특례제한법)에 숨어있다.
위 법들에 따르면 우리아이 자립펀드는 0~18세까지 국가가 월 10만원을 지급하면 보호자가 월 10만원을 입금해 운영되는 펀드다. 연간 수익률을 3%로 가정하면 만기 때 6209만원을 수령한다. 펀드 원금과 수익은 전액 비과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사업에 연평균 예산 7조1000억원 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외에도 공공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 강화, 지방자치단체 협력형 초등 돌봄 추진,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수업료 지원 확대 등도 10대 정책 공약에 담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대구 서문시장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뉴스1
김문수 후보 역시 난임생식세포 동결과 보존을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하겠다며 난임 부부 지원에 나섰다. 가임력 검사와 난임 시술비도 지원하며 임산부 검진과 분만비 지원도 늘리겠다고 했다.
그는 0~17세를 대상으로 우리아이 첫걸음계좌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펀드인 데에 반해 김문수 후보는 은행 적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아이 첫걸음계좌는 0~1세는 월 20만원, 2~17세는 월 10만원을 부모가 저축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으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만기 시 약 5000만원을 수령한다. 국민의힘은 이 정책에 최대 8조5000억원의 재원이 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초생활수급아동 등이 최고 5만원을 저금하면 정부가 10만원을 내는 디딤씨앗통장의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현재는 1대 2 비율로 정부가 지원하는데, 국민의힘은 이 비율을 1대 3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저출생 공약에서 한 발짝 떨어진 이준석
이준석 후보는 세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10대 정책 공약에 저출생 대책을 포함하지 않았다. 10대 정책 공약은 대통령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내는 문서로, 여기서 후보들은 10개 공약의 우선 순위를 정한다. 이준석 후보는 10대 정책에 부처 개편, 리쇼어링 추진, 지자체의 법인세 자치권 확대 등을 담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 안양암 방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이후 당 차원에서 11호 공약으로 잠시멈춤대출을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3년간 이자만 납부하고 이후에 원금을 함께 갚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상품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자만 내는 기간을 미성년 자녀 1명당 2년씩 늘려주겠다고 했다.
경제적인 지원 외엔 다자녀 가구 소유 차량에 핑크색 번호판을 부착해 전용 주차장, 고속도로 전용 차선, 대형마트 등 협약처의 발레파킹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저출생 문제에 현금성 지원은 크게 효과가 없다고 봤다. 이준석 캠프는 “현재까지 저출산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금액이 투입됐는데 간접 투자여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돈을 준다고 해서 (청년들이) 아이를 낳는지, 아니면 여러 경제적 문제가 연결된 건지 고민해서 정책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