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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 운동 45주기
3·7·11 공수 117명 조사
1980년 5월19일 광주 금남로에서 공수부대원이 시민을 붙잡아 추궁하고 있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지난 7일 광주 5·18자유공원에서 만난 박성현(74) 5·18 당시 3공수여단 11대대 7중대장은 최근까지 트라우마(심리적 외상)인지도 모른 채 분노조절 장애, 초조함 등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전북 장수 출신인 박씨는 “광주에 처가가 있어 5·18 투입 당시 가혹한 진압을 말리는 입장이었다”며 “전남대 앞에서 다른 부대원들이 곤봉으로 시민 머리를 때려 피가 솟구치고 시민들 허리를 부러뜨리는 모습을 본 뒤 평생 악몽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그는 “부당하다고 느끼면 갑자기 물건을 던지거나 자해를 하기도 했다”며 “소스라치게 놀라는 일도 잦아 가족이 내 방에 들어오려면 같은 집에 있으면서도 미리 휴대전화로 연락하고 방문을 열어야 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괴팍한 성격이라고 여겼던 박씨는 2022년에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증언과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본인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실제 5·18진상규명조사위가 2022~2023년 3공수 17명, 7공수 23명, 11공수 49명 등 1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트라우마 조사에서 101명(86.3%)이 트라우마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심리적 외상 유형 7개(중복 응답) 중 죽음이나 심각한 상해에 대한 위협적 경험(59.4%)이 가장 많았고, 동료의 죽음이나 심각한 상해 목격(37.6%), 시민의 죽음이나 심각한 상해 목격(37.6%), 본인의 상해(26.7%), 본인이 시민의 죽음이나 심각한 상해를 유발한 경우(10.9%) 차례였다.

‘1980년도 특전사령부 부대사’에 나온 징계 처리 현황. 광주에 투입했던 3·7·11공수여단 징계자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 제공

이와 관련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공수부대에서 징계자들이 속출했다는 자료가 나왔다. 5·18 연구자들은 계엄군들이 광주시민을 무력 진압하며 본인들도 모르게 트라우마에 시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전임교수가 공개한 ‘1980년도 특전사령부 부대사’(1981년 작성)의 ‘징계 처리 현황’을 보면 1·3·5·7·9·11·13공수여단과 교육대 등 1980년 특전사 소속 부대 징계자는 모두 155명으로, 이 중 광주에 투입한 3·7·11여단은 96명(61.9%)으로 나타났다. 11여단 44명, 7여단 29명, 3여단 23명 순이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붙잡힌 한 시민이 빌고 있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지난해 12·3 내란 때 국회에 투입된 군인들의 트라우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1980년대에는 트라우마라는 개념을 알지 못해 계엄군들이 제때 정신적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12·3 내란 때 투입된 군인들도 1980년 계엄군처럼 트라우마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책임자 처벌과 별도로 이들의 심리 치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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