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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 치료제(항바이러스제)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는 박쥐 오가노이드(유사 장기) 연구 플랫폼을 처음으로 구축했다. 코로나19 등 고위험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알려진 박쥐의 장기를 모방한 오가노이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면서다.

왼쪽부터 기초과학연구원(IBS) 최영기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장과 구본경 유전체 교정 연구단 단장, 김현준 신변종 바이러스 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정근영 디자이너


무슨 일이야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최영기 소장과 유전체 교정 연구단 구본경 단장 공동 연구진은 한국에 서식하는 박쥐에서 유래한 장기 오가노이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바이러스 감염 특성과 면역 반응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박쥐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활용해 박쥐 유래 바이러스의 감염 양상과 증식 특성을 규명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박쥐 오가노이드에 효능이 있는 치료제를 빠르게 찾아내는 스크리닝 플랫폼도 구축했다.

기존 연구는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과일 박쥐에 한정돼 있고, 단일 장기 오가노이드를 구축하는 데 국한됐다. 하지만 IBS 연구진은 한국에 서식하는 식충성(곤충을 먹는) 박쥐 5종으로부터 기관지, 폐, 신장, 소장 등 네 가지 주요 장기의 오가노이드를 구축했다. 이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박쥐 오가노이드 구축 사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16일 게재됐다.



이게 무슨 의미야
최근 수십 년 간 코로나19 등 박쥐에서 유래한 신·변종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인 팬데믹을 유발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인명 피해가 불가피했다. 코로나19의 경우도 2020년 1월 바이러스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이후 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치료제(렘데시비르)와 화이자 등의 백신(코미나티)이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는 데만 각각 4개월과 11개월이 걸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플랫폼 개발로 신종 고위험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 바이러스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제를 빠르게 찾아내거나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영기 소장은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기존 승인받은 치료제를 투입한 결과 효과가 가장 큰 치료제를 선별해 낼 수 있었다”며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한 이후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 대응 체계를 수립할 수 있어 향후 팬데믹 대비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연구진은 이번 연구 플랫폼을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가 핵심 인프라로 발전시키고,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글로벌 팬데믹 대응 체계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쥐 이외에 생쥐, 돼지 등 다른 동물 오가노이드 플랫폼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구본경 단장은 “다른 동물들의 오가노이드 플랫폼 개발이 이뤄지면 신약 개발 과정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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