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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AI 전력수요 급증
서방, 韓 기술에 대안 찾는다
체코·UAE 수주로 경쟁력 입증

한국이 원자력 산업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의 원자력 생산 인프라를 갖췄으며, 최근 글로벌 수요 증가 속에 수출 기회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과 UAE원자력공사(ENEC)의 합작투자로 설립된 바라카원전 운영사(Nawah Energy)의 UAE 바라카원전 4호기/한국전력공사 제공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한국 원자력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이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용 기계인 단조 프레스를 운영하며 원자로 부품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24시간 가동되는 이 공장은 선박 샤프트와 제철 롤러를 넘어 최근에는 원자력 발전 핵심 부품 생산 비중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26기의 원전을 가동 중이며, 2038년까지 추가 원전이 들어설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9년까지 수주잔고가 20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뉴스케일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지금 당장 원전을 지어야 한다면 한국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원자력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팀 코리아’ 모델이다. 발전사, 건설사, 연료사, 금융기관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수출을 추진한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래디언트 에너지그룹은 “한국은 국가 단위로 움직이며 고객국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일관성과 인력도 강점이다. 한국은 1971년 상업용 원전을 도입한 이후 기술 자립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50년 이상 원전 건설을 지속해왔다. 유럽 전력사업자요구기구로부터 설계 인증을 받은 것도 주요 이력이다.

과거 성공적인 이력도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한국은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2023년 준공했다. 통상 수년씩 지연되는 원전 프로젝트에서 일정 준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찬호 현대건설 상무는 블룸버그에 “당초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한국식 방식 그대로 실행해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22년 기준 향후 10년간 원자로 10기 수출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에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입찰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원자력 기업인 프랑스 EDF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EDF의 반발로 계약은 지연됐지만, 기술력과 신뢰성 측면에서 경쟁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 수요는 다시 급증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배경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원전 발전량을 현재의 세 배 수준으로 확대해야 탄소중립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풍력과 태양광이 보완재 역할을 하지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전력 공급 측면에서는 원전이 여전히 유일한 선택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대형 기술기업도 움직이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는 에너지 수급 안정성을 위해 원전 투자에 나섰다. 모건스탠리는 생성형 AI 확산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스페인 연간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국의 정치적 변수는 리스크로 지적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을 받고 물러나면서 정책 연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과거 원전 해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재정 보증 등 국가 차원의 지원 축소가 불가피할 수 있다.

일각에선 바라카 프로젝트의 성과에 대해 의문도 제기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저임금 이주노동자 투입 가능성 등 중동 특수성이 작용했으며, 유럽에서는 같은 구조 재현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체코 정부도 한수원이 현지 고임금 노동자를 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미국, 프랑스, 일본의 공백을 메우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원전 프로젝트는 수년간 지연됐고, 프랑스도 예산 초과 문제를 겪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안보 리스크로 인해 서방 시장에서 배제되는 분위기라고 외신은 전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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