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미 대통령 첫 공식 방문에 극진 대접
카타르항공, 보잉 항공기 280조원어치 주문
카타르항공, 보잉 항공기 280조원어치 주문
카타르 경호원들이 14일(현지시간) 도하 루사일 궁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의 국빈만찬장 밖에서 낙타를 탄 채 호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카타르가 집권 2기 취임 후 첫 외국 방문길에 올라 중동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하자 ‘전투기 호위’를 하는 등 극진한 대접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카타르항공이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160여대를 주문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도하 공항에 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 공군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카타르로 이동하던 트럼프 대통령 전용기 옆에 F-15 전투기를 띄워 호위했다.
셰이크 타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은 도하 공항에 직접 나와 빨간색 카펫 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어 카타르 군주의 업무 공간인 아미리 디완까지 이동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인 ‘더 비스트’는 빨간 테슬라 사이버트럭 2대가 포함된 차량 행렬의 호위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동하던 도로 옆 바다에 떠 있는 배에는 카타르국기와 미국 성조기가 게양돼 있었다.
수십 마리의 낙타와 아라비아 말도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호위 행렬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낙타들에 감사하다. 그런 낙타는 오랜만에 본다”고 언급했다.
카타르 공군 전투기 F-15기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에어포스원을 호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CNN은 “리얼리티 TV쇼 스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방문을 연출하는데 예민하게 신경을 쓰는데 카타르 측은 그를 환영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며 “사이버트럭 호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전했다.
공식 환영식 후 차담 자리에서 카타르 군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극도로 영광이고 매우 기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를 공식 방문한 첫 미국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 지역에서 평화를 가져오고 싶어 한다. 이번에는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평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군주를 “친구”라고 부르면서 “이제 우리는 가장 높은 역량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카타르가 가자지구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분쟁의 중재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이 지역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평화를 가져올 것이다. 나는 카타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다른 지역에서 우리를 돕는 데 매우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마 오늘과 내일(15일), 솔직히 금요일(16일)에도 매우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알사니 국왕과 정상회담 한 뒤 함마드 알미르 카타르항공 최고경영자(CEO)와 켈리 오트버그 보잉 CEO의 서명식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항공이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160여대를 주문했다며 “2000억달러(약 280조원)가 넘는 정말 대단한, 기록적인 계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잉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항공기 주문”이라며 “꽤 좋은 계약”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계약에 포함된 항공기 기종이나 거래 형태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두 정상은 경제·방위 분야 여러 협정에 서명했으며 MQ-9B 군용 드론 관련 계약도 체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셰이크 타밈 군주를 “뛰어난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셰이크 타밈 군주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떠올리게 한다며 “키가 크고 잘생겼으며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