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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7일 아시아 통화의 강세 흐름에 발맞춰 1,300원대로 떨어졌다. 7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환전소의 환율 시세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대 후반까지 급락하며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당시엔 대만달러 급등과 미국의 통화 압박 루머가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됐지만, 알고 보니 원화에도 외교적 압력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뒤늦게 포착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한때 1379.7원까지 하락하며 6개월여 만에 1300원대에 진입했다. 대만의 ‘제2 플라자합의설’과 미·중 관세협상 기대가 시장을 흔든 가운데, 아시아, 즉 한국 역시 미국의 외환 정책 영향권 안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시장에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뒤인 5월 14일(오늘), 그 가능성은 더욱 짙어졌다.

이날 야간 외환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400원을 하회했고, 오후 5시 6분 기준 1396.5원까지 급락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한국 기획재정부 최지영 차관보와 미국 재무부 로버트 캐프로스 차관보가 지난 5월 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외환시장 운영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외환시장 운영 원칙에 관한 상호 이해를 공유하고, 향후 논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보도 직후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달러 인덱스는 단시간 내 급락했고, 원화는 다시 강세 전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이 한국에 대해 원화 절상을 요구했을 가능성, 혹은 적어도 달러 강세를 견제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한미 당국자 간 외환시장 운영 원칙에 대한 대면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달러 매도가 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5월 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대 후반까지 급락한 배경에 이 만남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5월 2일 하루 동안 대만달러는 미국 달러 대비 큰 폭으로 절상되며, 1988년 이후 37년 만에 가장 큰 일중 변동 폭을 기록했다. 이어진 5일에도 급변 사태는 이어졌고, 이틀간 대만달러는 미달러 대비 9% 넘게 급등, 환율은 달러당 29대만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통상 연간 변동 폭이 6~7%에 불과한 대만달러가 단 이틀 만에 9% 넘게 절상되자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대만이 미국과의 비공식 협상에서 통화 절상 요구를 받았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제2의 플라자합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만 정부가 즉각 ‘가짜뉴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는 해소되지 않았다. 이 여파는 원화·엔화·위안화 등 아시아 주요 통화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며 변동성을 키웠다.

다만 외환당국은 과도한 해석에 선을 그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한미 간 '2+2 통상협의' 이후로 실무급 물밑협의가 지속된 상황에서 밀라노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를 계기로 대면접촉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영 차관보는 한일중 및 아세안+3(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제58차 ADB 연차총회에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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