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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 인도네시아 매장 철수 수순
롯데마트도 소매점 적자 누적
규제 장벽 높아 해외 업체엔 불리
점포 수에서 밀려 고전

3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를 기반으로 성장 중인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한국 슈퍼마켓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GS리테일은 현지 점포들의 매각을 추진하며 사실상 철수를 앞두고 있다. 롯데쇼핑도 최근 몇 년간 현지 소매점 법인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비교적 적은 점포 수 등의 영향으로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인니 법인 ‘GS리테일인도네시아’는 현지의 모든 슈퍼마켓 매장을 이달 말까지만 운영할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지 슈퍼마켓 전문업체와 매장 매각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GS리테일 인도네시아 법인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공지문. GS더프레시 멤버십 포인트가 만료되는 이달 31일까지 포인트를 모두 소진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GS리테일은 2016년 인니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같은 해 10월 수도 자카르타 인근 보고르시 고급 주택단지 내에 프리미엄 콘셉트의 슈퍼마켓 GS더프레시 1호점을 열었다. 이 회사는 한류 열풍에 따른 한국식 상품 수요, 선진 마케팅 전략과 쇼핑 편의성을 앞세워 사업을 확대해 올해까지 점포를 20개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지난해 인니 법인에 46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GS리테일의 현지 점포는 8곳에 불과하며, 최근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GS리테일 인니 법인은 지난해 매출 185억원, 당기순손실 1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8.7% 줄어들고, 적자 폭은 163% 늘었다. 최근 5년간 매출은 200억원 안팎에 머물렀지만, 누적 손실은 258억원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인니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롯데쇼핑도 소매형 슈퍼마켓 부문에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롯데쇼핑의 인니 소매점 법인 롯데마트인도네시아(PT. LOTTE MART INDONESIA)는 최근 5년간 632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누적됐다.

그래픽=정서희

롯데쇼핑은 지난 2008년 네덜란드계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체인점 마크로(Makro)의 점포 19곳을 약 3600억원에 인수하며 한국 최초로 현지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소매점 12곳, 도매점 12곳 등 총 48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쇼핑은 자카르타 등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에는 소매점을, 그 외 지역에서는 도매점을 주로 운영한다. 이는 섬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매업자가 도매점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섬에서 재판매하는 유통 구조가 보편화된 영향이다.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소매점과 달리, 도매점 법인은 지난 2023년 1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에도 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 업체들의 부진 배경으로는 점포 수 부족이 꼽히고 있다. 부디하르조 이두안샤(Budihardjo Iduansjah) 인니 쇼핑몰 소매업자·임차인협회 회장은 최근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GS리테일의 사업 철수 배경에 대해 “매장 수가 적다면 (제품 유통 등에서)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매장 수가 많은 (현지) 업체와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GS더프레시 인도네시아 7호점 점포 전경. /GS리테일 제공

실제 인니는 인도마렛(Indomaret), 알파마트(Alfamart) 등 현지 유통 대기업이 소매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전역에 걸쳐 수만 개의 편의점과 소형 슈퍼 점포를 갖췄고, 도시 외곽과 지방, 섬 지역까지도 고르게 진출해 있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소규모 편의점 형태로 인니 전역에 진출하는 것도 제약이 따른다. 인니 정부는 자국 중소·중견기업 보호를 위해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80%를 자국 내 생산 품목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PB(자체 브랜드) 상품 비중도 최대 15%까지만 허용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점포를 늘리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지 법인의 손실이 누적되고 국내 경기 침체로 본사 수익성마저 악화하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점포 확장 정책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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