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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를 맞은 13일 집중 유세를 위해 경북 구미역 광장을 찾아 권오을 국민대통합위원장, 장세용 전 구미시장 등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왜 이재명에 대해서는 ‘우리가 남이가’라고 안 해줍니까. 여러분, ‘재매이(‘재명이’의 영남식 발음)가 남이가?’ 이렇게 좀 해주세요.”

13일 아침 경북 구미역 광장을 찾은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이런 외침으로 유세를 열었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를 향한 ‘고향’의 냉대에 고향 말씨로 친근하게 관심과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그는 거듭 “(정치인에게) ‘너 말고도 시킬 사람 있다’고 해야 여러분이 맡긴 권력과 예산을 여러분을 위해 쓰는 것”이라며 “이재명도 한번 일 시켜보시라. 어떻게 되나 보자”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 2일째를 맞은 이날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구미에서 출발해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따라 이동하는 동진 전략을 폈다. 선거 초반부터 ‘보수의 앞마당’을 정면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이 후보가 티케이(TK, 대구·경북) 지역을 찾은 것은 지난 3월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마자 안동·의성·청송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로한 데 이어 두달 새 벌써 다섯번째다. 서울을 제외하면, 이 지역에 가장 자주 얼굴을 비치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와 민주당이 열세 지역인 티케이 승부에 공을 들이는 건 ‘국민 통합’이란 명분도 있지만 근본적으론 ‘바닥 민심이 들썩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 계열 정당이 역대 대선 때 경북에서 득표한 최대치는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얻은 23.8%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이번 대선에선 티케이에서도 30% 이상의 득표율을 노려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의 바람몰이를 통해 전국적인 압승을 노려보겠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여론 지형이 변화한 이유로 민주당은 세가지를 꼽는다. 이 후보가 안동에서 3선을 지낸 권오을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 보수정당 출신 인사들을 영입한 뒤 티케이 지역이 이 후보에게 갖고 있던 반감이 상당 부분 희석됐다는 게 그중 하나다. 권 전 의원은 이날 구미 유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박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에게 (마음속으로) ‘이번엔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하냐’고 물으니 ‘지금은 이재명’이라고 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앞서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진정한 정치가”로 추어올리며 티케이에 구애의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진흙탕 싸움 끝에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뒤 보수 진영이 아직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후보에겐 호재다. 최근 경북 지역에는 “나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이었다”며 자발적으로 민주당 선거운동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이 후보가 경북 출신이란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경북 지역에서 오래 터를 닦아온 임미애 의원은 “국민의힘을 보며 ‘어지간해야지’ 하는 민심이 있던 상황에서 이 후보가 산불 피해 당시 정성스럽게 여러 차례 찾아와 위로하니 지역 사람들의 마음이 열린 게 느껴진다. ‘고향 사람인데 따질 게 뭐 있노’라고 말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는 “중국에 ‘셰셰’(고맙습니다) 하면 된다”는 과거 발언을 보수 진영이 ‘굴종 외교’라고 공격한 것을 두고 “국익 중심으로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도 잘 유지하면서 물건도 팔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제가 틀린 말을 했냐”고 반박했다. 재판이 중지된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을 두고선 “돈을 9천억원 벌었어야지 왜 7천억원밖에 못 벌었냐고 (나한테) 배임(혐의)이라는데,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며 “정적을 괴롭히려고 온갖 걸 다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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