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 관세폭탄 후 발표한 첫 소비자물가(CPI)
지난달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보다 소폭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일단 누그러졌다. 지난달 초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처음 공개한 물가 지표인데, 아직은 ‘관세 전쟁’에 따른 직접적 영향이 크지는 않은 걸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재고를 소진하고, 90일 관세 유예 이후의 협상 결과가 좋지 않다면 올해 여름부터는 수입품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미국 CPI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2.3%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2.4%)뿐 아니라 지난 3월 상승률(2.4%)보다도 소폭 낮다. 지난달 CPI는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시장은 0.3% 상승 예상)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올라 시장 예상치와 같았다. 전달 대비 0.2% 올랐다. (시장은 0.3% 상승 예상)

정근영 디자이너
CPI를 끌어내린 것은 3월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가격이었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3.7%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소매업체가 수요를 크게 떨어뜨리지 않고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관세의 순영향은 생각보다 물가 상승을 덜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은 ‘지연된 미래’로 보는데 무게가 실린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4월 수치를 “관세 폭풍 이전의 평온함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관세가 결국은 물가 상승을 가져올 수밖에 없고, 이는 미국 기업들이 기존 재고를 소진하고 신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올여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고음은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가 지난달 집계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6.5%로 지난 3월(5%) 대비 크게 뛰었다. 1981년 이후 44년 만에 최고치에 해당한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4.4%로 3월(4.1%)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향후 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실제 물가 상승률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오를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further) 커졌다”며 기준금리를 세 번 연속 동결했다. Fed가 금리를 낮출 지 결정하는데 물가 지표가 핵심 근거인 만큼 당분간 금리 '멈춤'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중 무역 협상 타결 후에도 Fed가 6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87.2%에서 88.6%로 높아졌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미·중 발표의 일부는 주요 결정을 미래로 미룬다(90일 유효)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Fed는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전에 시간을 가질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533 ‘코로나 저금리’ 영끌족 후폭풍… 서울 주담대 연체율 역대 최고 랭크뉴스 2025.05.14
47532 카타르 왕실서 선물한 5600억 전용기…트럼프, 에어포스원 불가능? 랭크뉴스 2025.05.14
47531 “음주운전 깊이 반성, 선처해달라”…검찰, ‘환승연애2’ 김태이에 징역 2년 구형 랭크뉴스 2025.05.14
47530 [사설] 대선후보들 “AI·반도체 강국”…규제 혁파 등 실천 방안 제시하라 랭크뉴스 2025.05.14
47529 연필보다 얇은데 성능은 울트라급…베일 벗은 S25 엣지 랭크뉴스 2025.05.14
47528 [단독] ‘탄핵이 필요한 거죠’ 윤석열 풍자 고소 KTV, 결국 소 취하 랭크뉴스 2025.05.14
47527 美, 대테러 비협력국에 쿠바 재지정…북한 29년 연속 포함 랭크뉴스 2025.05.14
47526 "학생이 폭행까지, 교권 추락에 젊은 교사들 다 떠난다"…교원 90% "이탈 심각" 랭크뉴스 2025.05.14
47525 여권 요구후 숙박 거부한 日호텔 손배소…재일교포 3세女,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5.14
47524 [사설] 돈 쓰겠다는 공약만 있고, ‘얼마나’ ‘어떻게’가 없다니 랭크뉴스 2025.05.14
47523 美법원,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의거한 트럼프 관세 위법성 심리 랭크뉴스 2025.05.14
47522 품질 우수한 우리 쌀, 손해 보고 日에 판 농협 랭크뉴스 2025.05.14
47521 “탈당은 본인 뜻”… 尹 결자해지 바라는 국힘 랭크뉴스 2025.05.14
47520 이재명 “외교는 언제나 국익 중심…중국·대만에 ‘셰셰’ 내 말 틀렸나” 랭크뉴스 2025.05.14
47519 美, 사우디와 전략적 경제동반자 협정…"850조원 투자 유치"(종합) 랭크뉴스 2025.05.14
47518 포항 지진 국가배상책임 ‘0원’…“국가 과제 영향 있지만 고의 없어” 랭크뉴스 2025.05.14
47517 ‘캐즘’ 이후 준비하는 포스코…1.6조 규모 유상증자 랭크뉴스 2025.05.14
47516 사법부 압박 나선 민주당… ‘법 왜곡 판검사 처벌법’ 발의 랭크뉴스 2025.05.14
47515 ‘민간인’ 김건희 “대선에 영향 우려”…황당 이유로 검찰 출석 거부 랭크뉴스 2025.05.14
47514 '한덕수측' 이정현·김기현, 김문수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합류 랭크뉴스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