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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버티기’에…트럼프 소득 없이 항복
“애덤 스미스와의 무역 전쟁에서 패한 꼴”
중국에 최선의 결과…“시진핑, 최대 수혜자”
트럼프·시진핑, 2019년처럼 ‘담판’ 벌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후 질문을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관세 전쟁을 일시 휴전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사실상 ‘미국의 판정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과를 강조하며 성공적이라고 자평한 것과 달리, 외신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버티기 전략에 트럼프 대통령이 항복한 모양새라고 평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휴전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접근 방식의 한계를 보여준 사례”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상품에 세 자릿수 관세를 부과하며 글로벌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지만, 중국이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태도를 고집하자 실질적 성과를 얻어내지도 못한 채 관세 강경책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미국 경제가 덩달아 타격을 입었다고 NYT는 짚었다.

미국은 관세 전쟁으로 중국과의 무역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1분기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역성장한 데다 월마트를 비롯한 주요 유통기업 등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 및 공급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그는 애덤 스미스와 무역 전쟁을 벌였고 패배했다”고 지적했다.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무역과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고전 경제학 원칙에 무릎을 꿇었다는 뜻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중국과의 무역 협상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중국은 지난달 대미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1% 줄었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이 21% 급증해 미국을 대체할 수출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중국으로선 예상보다 큰 폭의 관세 인하를 얻어내기도 했다. 게다가 위안화 평가절상, 미국 상품 구매 확대 등 미국의 다른 요구 사항은 후날 협상 의제로 미뤄뒀다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결과를 얻어냈다”(WSJ)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은 모든 비관세 장벽을 유예하고 철폐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지만, 미·중 공동성명에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은 “미·중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이번 합의에선 그간 미국이 불만을 표해온 다른 문제들은 언급조차 없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이번 휴전 합의를 자신의 승리로 주장하겠지만 시장은 사실상 ‘항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라별 관세를 발표할 때 강조한 미국 ‘해방의 날’에 빗대 ‘항복의 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제네바 합의는 미국의 전면 후퇴를 뜻한다”며 “강경하게 보복하기로 한 시 주석의 결정이 맞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에 말했다. 이어 “이번 합의로 국내 정치적 입지와 국제사회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게 된 시 주석이 이번 (관세) 전쟁의 최대 수혜자”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0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90일 유예 조치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두 정상이 1차 미·중 무역전쟁 때처럼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 과정으로 나아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합의가 훗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을 위한 길을 열어줬다며, 무역 전쟁을 끝낼 최종 합의는 양국 정상 간 만남에서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무역전쟁이 격화하던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약 80분간 담판을 거쳐 협상 재개에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번 주말 아마도 시 주석과 통화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하기 전 전화 통화한 이후 대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WP는 전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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