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춘천지법 강릉지원, 손해배상청구 기각
"재연시험서 속도 차이 없어" EDR 기록 인정
"브레이크 밟았다" 운전자 주장도 배척
원고 측 "기업 논리 선택, 항소할 것"
13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고(故) 이도현군 아버지 이상훈씨가 얼굴을 가리며 오열하고 있다. 이날 강릉지원 민사2부는 도현군 가족이 KG모빌리티를 상대로 제기한 9억2,000만 원 규모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강릉=연합뉴스


2년 5개월 전 강원 강릉시에서 일어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손자(고 이도현군)를 잃은 유족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차량 제조사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부장 박상준)는 13일 도현군 가족이 사고 차량 제조사 KG모빌리티(KGM·옛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9억2,000만 원 규모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 사고는 2022년 12월 6일 오후 3시 56분쯤 강릉시 홍제동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A(71)씨가 몰던 티볼리 차량(2018년식)이 갑자기 굉음을 내뿜으며 가속하다 신호 대기 중이던 경차를 추돌했다. 이어 600m를 더 질주하다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고 지하통로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티볼리에 할머니와 함께 타고 있던 도현(당시 12세)군이 숨졌다.

2년여간 이어진 소송에서 원고 측은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급발진이 발생했고, 급가속 시 자동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이 작동하지 않아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ECU 결함 주장에 대해서는 '사고 전 마지막 5초간 가속페달 변위량이 100%였다'는 사고기록장치(EDR)의 신뢰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60% 이상 힘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면 AEB가 해제돼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KGM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차량과 같은 연식 차량의 주행 재연시험 결과 EDR 기록상 속도와의 차이가 시속 8∼14㎞로 크지 않고, 경차와의 추돌이 티볼리 성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과 실제 상황을 재연한 실험상의 한계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가속페달이 아닌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고 차량이 굉음을 내며 급가속 주행을 시작한 뒤부터 최종 충돌 시점까지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았고 점등 방식도 ECU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제조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굉음 발생 전 '철컥' 하는 음향과 엔진 회전수, 속도 변화 등을 근거로 '운전자가 변속레버를 굉음 발생 직전 주행(D)에서 중립(N)으로, 추돌 직전 N에서 D로 조작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도 인정했다. 이를 종합해 재판부는 "원고가 가속페달을 제동 페달로 오인해 밟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 ECU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선고 뒤 도현군의 아버지 이상훈씨는 "판결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진실보다 기업의 논리를, 피해자보다 제조사의 면피를 선택한 것"이라고 오열하며 항소 의지를 밝혔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677 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 2명 모두 실형…법원 "모두가 피해자"(종합) 랭크뉴스 2025.05.14
47676 [속보] ‘서부지법 사태’ 첫 선고…‘폭력 난입’ 2명 모두 실형 랭크뉴스 2025.05.14
47675 "죽어도 싫다"더니 연인 되는 '혐관 로맨스'... 왜 계속 인기일까 랭크뉴스 2025.05.14
47674 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남성 2명 모두 실형 랭크뉴스 2025.05.14
47673 “尹, 이르면 오늘 ‘자진 탈당’ 가능성…선거 변곡점 될듯” 랭크뉴스 2025.05.14
47672 "우파 연예인들이 선거 돕겠다"... 김흥국 등 10명, 김문수 지지 선언 랭크뉴스 2025.05.14
47671 제한속도 30㎞ 초과해 사망사고 낸 30대 운전자 무죄, 왜? 랭크뉴스 2025.05.14
47670 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독일 플랙트 2조3700억원에 인수 랭크뉴스 2025.05.14
47669 [속보] '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 30대 男 징역 1년6개월, 20대 男 징역 1년 랭크뉴스 2025.05.14
47668 홈플러스, 임대료 협상 결렬…17개 점포 계약 해지 통보 랭크뉴스 2025.05.14
47667 [속보] 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30대 男 징역 1년6개월 랭크뉴스 2025.05.14
47666 이재명 48.2% 김문수 29.8% 이준석 7.7%…보수 결집 추세 랭크뉴스 2025.05.14
47665 이정헌 "방탄유리막 제작 시작‥빨리 설치해야" [모닝콜] 랭크뉴스 2025.05.14
47664 [대선공약] 이재명·김문수 '증시 부양' 한목소리…상법 개정은 입장차 랭크뉴스 2025.05.14
47663 “공조산업이 미래 성장동력” 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그룹’ 인수···2조원대 ‘빅딜’ 랭크뉴스 2025.05.14
47662 “국힘과 절연” 홍준표에 권영세 “타고난 인성 어쩔 수 없나 보다” 랭크뉴스 2025.05.14
47661 [단독] 전세사기 주택 '셀프 낙찰' 지난해만 '971건'...10년 새 최대치 랭크뉴스 2025.05.14
47660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물었더니... 반대 43%·찬성 38% 랭크뉴스 2025.05.14
47659 4월 취업자 19만4000명↑…청년·건설·제조업 고용은 한파 지속 랭크뉴스 2025.05.14
47658 김용태, '윤석열 거취' 두고 "고민 중‥곧 말씀드릴 것" 랭크뉴스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