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5월 10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의 안내를 받아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홍준표를 사랑하는 모임’(홍사모) 등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들이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신영길 홍사모 중앙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념과 사상, 진영을 떠나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과 국민 통합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도록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지지선언에는 홍사모 외에 홍사랑, 국민통합 찐홍, 홍준표 캠프 SNS팀, 홍준표 캠프 미디어 팀 등이 동참했다.

이들은 대선 후보 결정 과정에서의 잡음을 계기로 국민의힘에서 등을 돌려 이 후보 지지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홍 후보가 석패를 하고 김문수 후보가 선출된 뒤 국민의힘이 보여준 단일화 파행은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준표가 없는 국민의힘은 희망이 없다. 대한민국은 홍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대한민국이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야 하는 길, 대전환의 길목에서 대한민국을 선진 대국으로 이끌 정치인은 이 후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최근 수 차례 홍 전 시장에게 손을 내밀면서 국민 통합 메시지를 던져 왔다.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한다. 작은 생각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기를 빈다”며 “돌아오시면 막걸리 한 잔 나누자”고 적었다. 앞서 경남 창녕에서 진행된 ‘경청 투어’에서도 홍 전 시장과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분이 저하고 정치적 입장이 다르기도 하고 가끔씩 저한테 미운 소리도 해서 삐질 때도 있긴 한데, 그분은 자신의 입장을 유지해 온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언주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도 “지금은 보수나 진보라는 이념적 잣대로 편을 갈라서 갈등을 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헌법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세력들이 비록 생각과 이념이 조금 차이가 나더라도 손을 잡고 힘을 보태는 것”이라며 이들의 지지선언을 환영했다.

한국일보

박세인 기자 ([email protected]) 곽주은 인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