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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45%→30%, 中 125%→10%
"車·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유지"
"이번 주말 시진핑과 통화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상호 간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일단 90일간 대폭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모두 보복을 거듭해 100%가 넘는 최고 세율을 부과하며 '치킨게임' 국면으로 치닫던 미중 관세 전쟁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무역 협상을 통해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서) 가장 큰 것은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양국 상호 관세 115%p 인하키로

스콧 베선트(오른쪽)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네바=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11일) 우리는 중국과 (무역 관계를) 완전히 새롭게 재설정(Total Reset)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국은 모든 비관세 장벽을 유예하고 없애는 데 동의했다"며 "(중국의 비관세 장벽) 수는 매우 많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는 (인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에 합성마약 펜타닐 유입을 이유로 부과한 20% 추가 관세를 유지한 것과 관련해선 "중국이 (펜타닐 원료 공급) 중단에 동의했다"며 "공급을 중단하면 중국에 큰 인센티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관계에 대한 우호적 언급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매우 좋고, 이번 회담은 매우 친근했다"며 "아마도 이번 주말에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과 통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국 백악관과 중국 상무부는 이날 '제네바 미중 경제·무역 회의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이 상호 관세에서 각각 115%포인트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우선 미국은 지난달 2일 발표한 행정명령에 따라 중국산 물품에 부과된 상호관세 총 34% 중 24%를 90일간 일시 중단하고, 나머지 10%는 유지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8일과 9일에 부과한 추가 상호관세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對)중국 추가 관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중국에 두 차례에 걸쳐 10%씩 매긴 펜타닐 관세를 포함, 총 145%에서 30%로 대폭 인하된다.

중국, 비관세 보복 조치도 90일간 유예

랴오민(왼쪽부터) 중국 재정부 부부장과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 담판 대표 겸 부부장이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제네바=AP 연합뉴스


중국도 미국에 맞서 지난달 4일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34% 보복 관세 중 24%를 90일간 유예하고, 10%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미중 관세 전쟁 발발 후 총 125%까지 올렸던 맞불 관세를 취소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대미 추가 관세도 10%로 크게 낮아졌다. 이에 더해 중국은 지난달 2일 도입한 중국산 희토류 수출 규제 조치 등 비관세 보복 조치도 90일 동안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중국과의 협상이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상무부도 "이번 회담의 성명은 양국 간 평등한 대화로 이견을 해결하는 중요한 한걸음"이라는 논평을 냈다. 양측은 14일 전까지 이번에 합의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약속했다.

미중 무역 합의 소식에 불안정했던 글로벌 금융 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600은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상승 시작했고, 미국 뉴욕 증시도 개장 초반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지수가 3.65% 오르는 등 급등 출발했다. 이보다 먼저 선물 시장은 개장 전 전장 대비 2% 이상 상승했고, 장외에서도 테슬라(7%)와 아마존(5%) 등 미국 기술주가 전날보다 오른 가격으로 거래됐다.

최종 무역 정상화될지는 미지수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7년 11월 9일 중국을 찾은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이번 합의는 미국과 중국이 10일부터 제네바에서 진행한 고위급 무역 협상의 결과다. 미국에선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 담판 대표 겸 부부장 등이 각각 협상에 나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전쟁을 벌여 온 미중 고위 인사가 얼굴을 맞대고 무역 현안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간 중국은 미국발(發) 무차별 관세 폭탄 부과에 '강 대 강' 전략으로 대응해 왔는데, 지난달 25일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측이 "미국과 관세 문제 관련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하는 등 사실상 '체면 싸움' 양상을 띠기도 했다. 그러나 펜타닐 대응 관련 협상을 명분으로 양측이 이달 초부터 대화를 시작하며 미중 간 무역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경제·무역 대화가 성사됐다.

다만 이번 합의가 최종적인 무역 정상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합의는 해결책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세계 경기 침체를 피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WP는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상회담을 거쳐야 관세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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