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준호 피피비스튜디오스 공동대표
‘장원영 렌즈’로 유명세 타 해외서 인기
‘하파크리스틴’ 컬러렌즈로 미국에 도전장
2019년 일본 진출 후 컬러렌즈 시장 4위권 진입
케이(K)뷰티와 패션이 전 세계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미국과 일본에서 기존 강국인 프랑스 화장품을 제치고 수출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패션 분야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조선비즈는 해외에서 인정을 받은 뷰티·패션 브랜드들의 성공 스토리와 차별화된 제품 철학을 릴레이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
지난해 6월 미국 LA의 멜로즈 애비뉴. 세계적인 패션 스트리트 한복판에 한국의 컬러렌즈 브랜드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단순한 구매에도 안과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미국 콘택트렌즈 시장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하파크리스틴’ 브랜드다. 이 브랜드 운영사 피피비스튜디오스는 케이(K)뷰티 인기에 힘입어 현지 소비자들에게 컬러렌즈가 패션이자 뷰티 아이템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하파크리스틴은 2019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피피비스튜디오스의 뷰티 렌즈 브랜드다. 감성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컬러렌즈 강국인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매출이 2019년 1억원에서 2023년 525억원으로 500% 이상 증가했다. 한국에선 소위 ‘장원영 렌즈’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사에서 만난 장준호 피피비스튜디오스 공동대표는 “컬러렌즈는 의료기기지만, 동시에 패션과 뷰티의 정점에 있다고 본다”며 “화장의 마무리, 패션의 끝은 눈빛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벤처캐피털(VC) 심사역 출신이다. 2015년 투자자로 이 회사를 처음 만났다. 2017년 경영에 직접 참여하며 공동대표가 됐다. 그는 피피비스튜디오스가 패션 브랜드 ‘CHUU’의 글로벌 성과를 이끈 경험을 토대로, 컬러렌즈가 ‘K뷰티의 다음 주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컬러렌즈 제조사가 있지만, 국내 유통은 규제에 막혀 낙후돼 있다”며 “이 강점을 살려 콘텐츠와 브랜딩으로 해외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파크리스틴은 2019년 일본과 중국 시장에 자사몰을 열고 빠르게 성장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하파크리스틴만의 제품 착용샷이 유행하면서 기존 렌즈 시장 규모가 1조원이 넘던 일본 시장에서 매출 기준 4위로 올라섰다. 그는 “렌즈를 낀 모습 하나로 그날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색상과 패턴을 세밀하게 조합해 첫 상품 개수부터 60개 이상을 출시하는 모험을 감수했다”고 말했다.
하파크리스틴의 목표는 ‘미국 정복’이다. 미국 시장은 콘택트렌즈 구매에 안과의사 처방이 필요해 미용 목적의 컬러렌즈 시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장 대표는 이 시장을 개척하기만 한다면 미국을 넘어 세계 1위 컬러렌즈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콘택트렌즈 시장은 제약회사가 운영하는 아큐브와 바슈롬 등 4대 렌즈회사가 과점하고 있는 형태다. 하파크리스틴이 컬러렌즈로 도약해 ‘제5의 렌즈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소비자들과 안과의사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라는 방식을 택했다. 미국 LA에 이어 마이애미의 핫플레이스인 윈우드에 200평 규모의 매장을 열었다. 인플루언서와 셀럽을 초청해 착용 인증샷 등을 남기게 하고, K뷰티 브랜드들을 들여 미용 체험 공간으로 조성했다. 그러자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특히 미용에 관심이 많은 히스패닉 등에게 인기가 높다.
가장 큰 장벽은 안과의사들의 고정관념을 바꾸게 하는 것이다. 이들은 콘택트렌즈가 의료용 기기이기 이전에 미용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에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안과의사들을 설득하기 위해 안과의사만의 개인 온라인소매샵을 열어주는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렌즈 재구매를 통해 이들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장 대표는 “미국에 컬러렌즈로 진입한 최초 브랜드라 의심에 부딪혔지만, 이제는 오히려 안과의사들이 먼저 유통 제안을 해오고 있는 단계”라며 “현재 미국 매출 규모는 월 수억원 규모지만, 올해 안과의사 1000명을 섭외하는 등 사업이 본격화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해외 진출 성과의 바탕엔 한국 패션과 뷰티 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K뷰티는 스킨케어를 넘어 색조, 헤어, 렌즈까지 확장되고 있다”면서 “컬러렌즈는 감각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뷰티 트렌드의 연장선에서 더 오래 갈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했다. 이어 “하파크리스틴이 컬러렌즈 시장을 K뷰티의 일부로 굳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장원영 렌즈’로 유명세 타 해외서 인기
‘하파크리스틴’ 컬러렌즈로 미국에 도전장
2019년 일본 진출 후 컬러렌즈 시장 4위권 진입
케이(K)뷰티와 패션이 전 세계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미국과 일본에서 기존 강국인 프랑스 화장품을 제치고 수출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패션 분야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조선비즈는 해외에서 인정을 받은 뷰티·패션 브랜드들의 성공 스토리와 차별화된 제품 철학을 릴레이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
지난해 6월 미국 LA의 멜로즈 애비뉴. 세계적인 패션 스트리트 한복판에 한국의 컬러렌즈 브랜드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단순한 구매에도 안과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미국 콘택트렌즈 시장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하파크리스틴’ 브랜드다. 이 브랜드 운영사 피피비스튜디오스는 케이(K)뷰티 인기에 힘입어 현지 소비자들에게 컬러렌즈가 패션이자 뷰티 아이템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피피비스튜디오스 본사에서 만난 장준호 공동대표. 컬러렌즈 브랜드 하파크리스틴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도전 중이다./최효정 기자
하파크리스틴은 2019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피피비스튜디오스의 뷰티 렌즈 브랜드다. 감성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컬러렌즈 강국인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매출이 2019년 1억원에서 2023년 525억원으로 500% 이상 증가했다. 한국에선 소위 ‘장원영 렌즈’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사에서 만난 장준호 피피비스튜디오스 공동대표는 “컬러렌즈는 의료기기지만, 동시에 패션과 뷰티의 정점에 있다고 본다”며 “화장의 마무리, 패션의 끝은 눈빛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벤처캐피털(VC) 심사역 출신이다. 2015년 투자자로 이 회사를 처음 만났다. 2017년 경영에 직접 참여하며 공동대표가 됐다. 그는 피피비스튜디오스가 패션 브랜드 ‘CHUU’의 글로벌 성과를 이끈 경험을 토대로, 컬러렌즈가 ‘K뷰티의 다음 주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컬러렌즈 제조사가 있지만, 국내 유통은 규제에 막혀 낙후돼 있다”며 “이 강점을 살려 콘텐츠와 브랜딩으로 해외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파크리스틴은 2019년 일본과 중국 시장에 자사몰을 열고 빠르게 성장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하파크리스틴만의 제품 착용샷이 유행하면서 기존 렌즈 시장 규모가 1조원이 넘던 일본 시장에서 매출 기준 4위로 올라섰다. 그는 “렌즈를 낀 모습 하나로 그날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색상과 패턴을 세밀하게 조합해 첫 상품 개수부터 60개 이상을 출시하는 모험을 감수했다”고 말했다.
하파크리스틴의 목표는 ‘미국 정복’이다. 미국 시장은 콘택트렌즈 구매에 안과의사 처방이 필요해 미용 목적의 컬러렌즈 시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장 대표는 이 시장을 개척하기만 한다면 미국을 넘어 세계 1위 컬러렌즈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콘택트렌즈 시장은 제약회사가 운영하는 아큐브와 바슈롬 등 4대 렌즈회사가 과점하고 있는 형태다. 하파크리스틴이 컬러렌즈로 도약해 ‘제5의 렌즈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LA 멜로즈스트릿에 문을 연 하파크리스틴의 팝업 스토어./피피비스튜디오스 제공
장 대표는 소비자들과 안과의사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라는 방식을 택했다. 미국 LA에 이어 마이애미의 핫플레이스인 윈우드에 200평 규모의 매장을 열었다. 인플루언서와 셀럽을 초청해 착용 인증샷 등을 남기게 하고, K뷰티 브랜드들을 들여 미용 체험 공간으로 조성했다. 그러자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특히 미용에 관심이 많은 히스패닉 등에게 인기가 높다.
가장 큰 장벽은 안과의사들의 고정관념을 바꾸게 하는 것이다. 이들은 콘택트렌즈가 의료용 기기이기 이전에 미용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에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안과의사들을 설득하기 위해 안과의사만의 개인 온라인소매샵을 열어주는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렌즈 재구매를 통해 이들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장 대표는 “미국에 컬러렌즈로 진입한 최초 브랜드라 의심에 부딪혔지만, 이제는 오히려 안과의사들이 먼저 유통 제안을 해오고 있는 단계”라며 “현재 미국 매출 규모는 월 수억원 규모지만, 올해 안과의사 1000명을 섭외하는 등 사업이 본격화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해외 진출 성과의 바탕엔 한국 패션과 뷰티 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K뷰티는 스킨케어를 넘어 색조, 헤어, 렌즈까지 확장되고 있다”면서 “컬러렌즈는 감각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뷰티 트렌드의 연장선에서 더 오래 갈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했다. 이어 “하파크리스틴이 컬러렌즈 시장을 K뷰티의 일부로 굳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